200억대 여성재력가가 필리핀에서 총격으로 피살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필리핀에 동행했던 딸 서모씨가 숨진 박모(66·여)씨의 시신을 사건 발생 이틀 만에 현지에서 화장한 사실을 파악하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2일 서울 서초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오후 8시 30분께 필리핀 바탕가스주에서 권총 2발을 머리에 맞고 살해된 박씨는 4일 필리핀 경찰과 영사로부터 신원이 확인됐으며 딸인 서씨는 5일 마닐라 내 한 화장장에서 어머니 박씨를 화장했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최근 서씨를 불러 박씨를 서둘러 화장한 경위를 캐물었지만 서씨는 "어머니가 평소에 단정하고 깔끔한 분이라 (부검으로) 몸에 칼을 대고 싶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서씨가 지난 2월에도 숨진 박씨와 필리핀에 보름간 머문 사실을 파악하고 어떤 목적으로 필리핀에 다녀오게 됐는 지를 조사했으며 서씨가 4월 8일 필리핀을 출국해 국내에 들어오기 전까지 현지 행적도 캐물었다.
경찰은 사건발생 전 서씨가 어머니와 헤어졌다는 마닐라 내 한 호텔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 내용을 필리핀 경찰 측에 요청해 일부 확인했지만 폐쇄회로TV 화면에는 서씨나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은 잡히지 않았다.
서씨는 이와관련 "원래부터 호텔에는 들어가지 않았고 호텔 앞에서 헤어졌다. 어머니가 왜 바탕가스주에서 발견됐는 지는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서씨와 사건을 진정한 박씨 남동생에 대해 출국금지조치를 취하고 조만간 불러 다시 조사하는 한편 필리핀 경찰과 공조해 범죄 혐의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필리핀 경찰은 서씨와 숨진 박씨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서씨 고용 운전사와 주변 인물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바탕가스주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 물품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숨진 박씨 머리에 남은 2발의 총상 흔적이 단순 살해가 아닌 살해 뒤 확인사살 흔적으로 보고 청부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TV 자료나 필리핀 경찰 수사자료는 현지 경찰주재관을 통해 요청을 해 뒀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며 "관련자 국제통화 내용 등 통신수사는 서초서에서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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