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8일)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주식을 사고 팔 때 내는 수수료를 0.015%로 내리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위탁매매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이 이렇게 나선 것은 수수료 인하 경쟁 때문입니다. 수수료 비중이 큰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내리기 싫지만, 다른 곳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내린 것입니다.
경쟁에 불을 붙인 곳은 하나대투증권입니다. 이달 중순 하나대투는 수수료를 가장 먼저 0.015%로 낮췄습니다. 이어 동양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따라왔습니다.
점유율이 높다고 할 수 없는 회사들이다 보니, '수수료를 낮춰도, 고객을 많이 확보한다면 예탁금과 신용융자 이자에서 수입을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섭니다. 특히 대기업들이 잇따라 증권업에 뛰어들고 있고, 10개가 넘는 신규 증권사가 금융감독당국의 인가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빨리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조바심도 깔려있습니다.
그럼 펀드 수수료는?
주식수수료 인하戰을 보면서 든 생각은 '그럼 펀드 수수료는?'였습니다. 지난해 펀드 열풍이 불면서 수수료, 특히 판매 수수료가 외국과 비교해서, 또 서비스 질로 따져봐도, 비싸다란 지적도 많았습니다.
저도 펀드 투자자인데, 매달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수익률이 어느 정도다'만 알려주고 1.5~2%의 판매수수료를 떼어간다는 것에 불만이 많습니다.
그래서 주식수수료를 낮춘 곳을 포함해 증권사 몇 곳에 물어봤습니다. 펀드 판매 수수료 낮출 생각이 있냐고.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수수료가 낮은 펀드를 원한다면 온라인 전용펀드가 있다"
"은행과 보험도 펀드 판매하니까 증권사나 증권업계 단독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세히 따져보면요, 온라인 전용펀드는 일단 오프라인에서 파는 펀드와 비교했을 때 상품수도 적은데다가, 일반 투자자들이 가입하기에는 절차가 아직 복잡합니다. 또 다른 수수료인 운용수수료도 펀드마다 제각각입니다.
게다가 단독으로 낮출 수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것이 지난해 6월쯤인가요, 국민 은행이 단독으로 수수료를 낮춘 적이 있습니다. 인하폭이 크지는 않지만 장기로 투자할 경우에는 인하폭이 더 커지는 구조입니다.
(사실 국민은행의 인하로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들도 낮추지 않겠느냐란 전망이 있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습니다. 시스템만 갖춰 놓고 있으면, 큰 수익을 가져다 주는데, 대세가 되지 않는 이상 구지 따라갈 필요가 있느냐라는 것입니다.)
지난해 정부와 자산운용협회 주도로 공청회, 세미나도 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대책은 내년 2월 자통법 시행에 맞춰서 각 판매사들이 수수료를 비교 공시하도록 한 것뿐입니다.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경쟁하도록 해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럼 그 때까지, 지금의 주식 수수료 인하와 같은 경쟁이 일어날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할까요? 이제 업계는 서로 눈치보기를 그만하고, 수수료 가운데 투자자에게 별 도움도 안되는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야 합니다. 그것도 힘들다면 우선 수수료가 싸다는 온라인 전용펀드를 '제대로' 활성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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