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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한 채에 주인 8백 명? '지분 쪼개기' 골치

<8뉴스>

<앵커>

서울의 재개발 지역에서 입주권을 노린 이른바 '지분 쪼개기'가 노골적으로 성행하고 있습니다. 2층짜리 상가에 소유자가 8백 명이 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등촌동의 한 주택가.

주택 절반 이상이 지은 지 20년이 넘어 주민들은 내년 말쯤 재건축에 들어갈 기대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갑자기 단독주택 세 가구가 다가구주택으로 개량해 17가구가 더 늘어났습니다.

일부 집주인들이 재건축 입주권을 미리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지분을 나눈 것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새 집이 늘면서 노후 비율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재건축 사업 승인이 나지 않게 돼 주민들의 기대가 물거품이 됐습니다.

[이우궁/서울 등촌2동 주민 : 이렇게 갑자기 신축 건물이 들어서면 우리가 몇 년을 언제 또 재건축을 다시 해야할 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인천 용현동 도시개발 지구의 2층짜리 한 상가는 등기부상 소유자가 8백 명이 넘습니다.

시공사인 SK와 주민들이 서로 사업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지분을 나눠 유령 조합원을 끌어들인 결과입니다.

결국 시공사인 SK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합원이 늘어났다며 사업 포기를 구청에 신청해 선의의 조합원들만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장지영/인천 용현5동 주민 : 주민들이 SK건설에게 증여를 통한 지분 쪼개기를 원상복구하겠다고까지 약속을 한 마당에, SK건설은 책임감을 갖고 사업을 계속 진행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화곡동과 전농동, 합정동 등 재개발 추진 지역 곳곳에서 이같은 지분 쪼개기로 사업 추진에 애로를 겪고 있습니다.

지자체들은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오는 7월부터 60제곱미터 이하의 지분에 대해 아예 입주권을 주지 않을 방침입니다.

[전상훈/서울시 뉴타운사업 기획관 : 지분 쪼개기를 통한 다세대주택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로 인해 재개발이 더디게 되고 있고,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에 선의의 피해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투기세력과 결탁해 7월 이전에 무더기 건축허가를 내 지자체의 조치를 피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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