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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하려면 정보 내놔!!"

따르릉~

전화기 저편에서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안녕하세요? 고객니이이임~~~"

덜컥 걸렸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그렇겠죠? 반신반의 하면서 혹시 나에게 득되는 서비스를 알려주는 건가라는 생각에 일단 앞 한 소절은 들어봅니다.

"00보험회사인데요" 혹은 "낮은 금리로 대출…."

예전 같았으면 "아, 네, 네" 하면서 계속 들어줬겠지만 이제는 이력이 나서 "바쁩니다" 혹은 좀 농섞인 말로 "저 돈 많아요. 보험안들어요."하고 끊습니다.

혹자는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그 좋은거 있으면 너나 해라"

라고 끊는다는,,  ㅡㅡ;;;

서론이 매우 길었군요. 아무튼, 이런 전화가 오면 한번쯤 생각합니다.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지? 나에 대해서 또 더 많은걸 알고 있는건 아닌가.

개인정보유출.

스팸메일, 문자, 광고성 전화가 끊이지 않는 요즘. 아주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옥션 사건처럼 해킹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로 텔레콤 사건처럼 내다 팔아서가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 가입하면서 줄줄줄 내 정보가 새고 있다는 거죠.

여러분들은 사이트 가입시 약관을 꼼꼼히 읽으시나요? 일단 무조건 가입부터라는 생각에 모두 '동의함'에  아무 생각없이 체크를 하고 계신건 아닌지.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근데 기업들이 아무리 꼼꼼히 읽는다 하더라도 빠져 나갈 수 없는 함정을 만들었더라고요.

정보통신망법에는 제 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 꼭 본인 동의 절차를 구하도록 돼 있으니, 교묘하게,  마치 동의를 구하는 것 처럼 꾸몄습니다.

유형별로 정리 해보면 대략 4가지 정도로 뽑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 약관에는 분명히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별도 고지를 통해 제휴사에 제공한다고 알리는 것. 이 경우는 위법이 확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 동의 절차를 교묘하게 구색만 갖추는 업체도 많습니다.

두번째, 개인정보를 이용하겠다는 내용을 이용 약관에 아예 포함해 동의를 구하는 방법.

세번째, 따로 명시하긴 했지만, 약관과 개인정보 활용을 한꺼번에 동의하도록 해 놓았습니다.

네번째, 따로 동의를 구하더라도 개인정보활용에 동의하지 않으면 더 이상 가입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뭔가 형식적으로 동의를 구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강제적으로 동의하게끔 꼼수를 부리는거죠.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객의 개인 정보를 얻는것이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어느 광고 문구처럼 고객부터 생각을 하는 것이 기업의 올바른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경제정의실천연대라는 시민단체가 저런 4가지 유형으로 고객에게 강제 동의를 구하는 업체 20곳을 밝혀서 형사고발하겠다고 했는데요, 결론이 어떻게 날지..

저도 궁금하네요 ^^

 

  [편집자주] 발랄함과 밝은 표정이 돋보이는 한지연 기자는 2004년 SBS에 공채로 입사해 문화부와 경제부를 거쳐 지금은 사회부 사건팀 경찰 출입 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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