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거래소 기자실에 들어서면, 제일 먼제 눈에 들어오는 것이 탁자 위에 수북이 쌓여 있는 증권사 보고서들입니다. 데일리부터 시작해서 주간, 월간 보고서, 이슈에 대한 보고서, 그리고 개별 종목에 대한 기업분석 보고서 등등입니다.
정말 정보의 홍수입니다. 양이 하도 많아서 저는 주로 주간이나 데일리 보고서만 보지만, 가끔 관심있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기업분석 보고서를 살펴봅니다. 기업 실적부터, 재무 상황, 전망, 그리고 그에 따른 투자 의견 등 다양한 분석이 있다보니, 이 보고서가 만약 매수 추천을 한 경우에는, 저도 솔깃해 지기도 합니다. (물론 증권 출입 기자는 주식 투자를 하면 안되죠...)
그런데, 이 보고서와 관련해서 한가지 통계가 있습니다. 바로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면 증권사의 매수 추천 보고서도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증권사 분석 자료를 모아 제공하는 에프앤가이드가 조사를 했는데요. 우선 연간으로 보면, 지난 2001년에 발간된 기업분석 보고서 8984건 중에서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추천한 것은 60.99%인 5490건이었습니다.
이후 올해까지 연간으로 매수 추천 보고서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서,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는 전체 보고서 5205건 중 4490건(86.26%)이 '매수' 투자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보고서 10건 중 8건 이상이 주식을 사라고 추천하고 있는 셈입니다.
연간 통계까지는 어찌보면 '뭐.. 당연한 얘기 아니야' 하시겠지만, 월간으로 들여다보면,
증권사에서 내놓은 매수 추천 리포트 비중이 코스피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더 자세히 보면, 그 비중 그래프의 추이가 지수보다 그다지 선행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따라가는 경우가 더 많아 보입니다. 즉, 코스피가 상승하면 매수 추천 보고서가 늘어났다란 얘긴데요. 실제로 코스피와 월간 매수 추천 리포트 비중 간 상관계수는 0.8에 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쪽 분야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기업분석 보고서의 추천 의견이 주가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으로 분석하는 시각들이 많았습니다.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투자 의견이 상향 조정된다, 즉 보고서가 지수에 후행한다는 얘기입니다. "증권사 추천 의견이 기업 가치에 근거한 정확한 전망보다는 주가에 따라 바뀐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불만이 나올법한 상황입니다.
물론 단정지어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경기와 기업 실적, 그리고 주가 지수는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개별 기업의 실적과 전망, 그리고 주가 또한 상승할 수 있습니다. 또 미세한 시간차로 보고서가 선행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보고서는 일종의 조언이고 훈수지, 판단은 투자자의 몫입니다.
하지만 투자할 때는 기업의 가치를 중요시하라고 증권사들은 얘기합니다. 보고서에는 주가 상승의 이유로 기업 실적 등 여러가지 근거를 적어 놓고, 대세 상승이라는 보이지 않는 이유로 매수 추천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