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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지대 사설주차장 사고 내고 '나몰라라'

사설주차장 관리인이 손님 차로 주차를 하다 사고를 냈다면 배상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법적으로는 물론 주차장 주인에게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청주의 한 은행 직원 이모(37)씨는 최근 사설 유료주차장에서 황당한 일을 당했다.

18대 총선 투표일인 지난 9일 오후 투표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려던 이 씨는 주차를 하기 위해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의 한 사설주차장에 들어가 관리인에게 차를 맡겼으나 관리인이 운전미숙으로 차 뒷부분을 벽에 들이받았다.

주차장 주인은 수리비를 주겠다고 했지만 3일 후 이 씨가 45만 원이 나온 차량 수리비 견적서를 받아 연락을 하자 그는 '못 물어주겠다'고 오리발을 내밀었고 주차장에 대해 보험조차 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 씨는 결국 형사상 해결을 위해 경찰에 사고접수를 했다.

그러나 이 씨는 경찰로부터 도로가 아닌 주차장에서 일어난 사고는 도로교통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형사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어이없는 대답을 들었다.

경찰은 민사소송을 권유했지만 이 씨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소송을 치르며 겪을 정신적 스트레스와 법원 출입을 위해 드는 시간적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스스로 보험 처리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주차장 주인은 남의 차로 사고를 내고도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사고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청주시에 따르면 현재 시에 등록된 사설주차장은 모두 200여개.

그러나 신고만 하면 누구든지 조건 없이 주차장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현행 법규상 이들 사설주차장은 관할 행정기관의 관리나 제재를 받지 않는, 사실상 '치외법권 지역'으로 방치되고 있다.

상당구청의 한 관계자는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다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이 심심찮게 접수되고 있으나 신고 의무만 있는 주차장 주인에게 행정상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씨는 "차량을 다루는 사설주차장 운영을 허가하면서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시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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