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감사원 공보팀이 연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새정부 출범이후 계속되는 전윤철 감사원장의 퇴진 논란에 이어 이제는 정치적 중립성까지 의심받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중립성 논란의 핵심은 바로 '공기업에 대한 표적감사' 논란과 '혁신도시 실태에 대한 내부 보고서 유출' 건이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위 2가지 일에 대해서 감사원은 사실 할 말이 없다. 공기업 개혁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 아니더라도 일명 '신의 직장'으로까지 불리며 국민들에게 열패감을 주는 공기업들의 방만경영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일을 잘하고 있는데도 왜 표적감사 논란이 일까.
이달 초 감사원은 31개 공기업에 대한 예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로 공기업 임원들의 과도한 업무비 사용과 직무태만 등이다. 당일 기자들은 감사원이 대표사례로 뽑은 한전KDN 이모 감사에 관심이 쏠렸다. 업무추진비 유용액이 천만원대로 크지 않은데다, 더 악질적인(?) 사례들이 있었는데도 그 사람의 사례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이 사람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항쟁동지회 회장을 지냈다. 분명 이모 감사의 도덕적 해이는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의도가 있었든 실무진의 무신경의 결과든 호남 민심을 자극할 충분한 소재라고 기자는 생각했다. 아무튼 다음날 진보성향의 모 일간지는 '표적 감사'라고 기사를 썼고, 그 뒤로 모든 언론의 공기업 감사 기사엔 실체가 빠진 '표적감사'라는 단어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혁신도시 실태에 대한 내부 보고서 유출도 그렇다. 적어도 그 보고서가 미칠 사회적 파장을 생각했다면 감사원은 즉각 사과하고 유출자를 색출하던지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유야무야 돼 가고 있다. 급기야 정권에 코드를 맞추기에 급급한 영혼없는 감사원으로까지 매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출입기자로서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진실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실이 때론 안타깝다. 공기업 개혁은 분명 정권 초기에 바로 잡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적 과제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다시 국민들은 5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적어도 기자가 보기엔 표적감사 논란이나 혁신도시 보고서 유출건은 정권에 코드를 맞추거나 지시를 받아 이뤄진 거라기 보다는 일부 감사원 공무원들의 무신경이나 과잉충성에서 빚어진 해프닝이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으로까지 확대될 사안은 아니다. 늘 감사만 했지, 감사를 당해본 적이 없는 감사원으로서 요령부득이라고나 할까....들끓는 여론에 우좌좌왕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더 걱정되는 것은 이러다가 체력이 고갈돼 정작 본연의 임무인 공기업 개혁은 또다시 유야무야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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