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김경준씨의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해 'BBK의혹'에 사실상 마침표가 찍혔다.
이미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연루 의혹과 관련해서는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나왔지만 이날 법원은 김씨가 누군가의 지시 없이 계획적으로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하고 회삿돈 320억원을 횡령했다는 사실까지 확인함으로써 의혹의 여지를 모두 없앤 셈이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윤경 부장판사)는 김씨의 주가조작 및 회삿돈 횡령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김씨가 처음부터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범행했다"고 못박았다.
재판부는 BBK투자자문의 설립 및 운영부터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및 횡령이 모두 김씨 주도로 이뤄졌다고 판단하면서 김씨가 자신의 주가조작 및 횡령 범죄을 대선이라는 특수한 정치상황을 통해 희석시키려 했음을 분명히 했다.
선고 말미에 재판부는 대선을 전후해 검찰 수사로 불 붙은 `BBK의혹'이 특검 수사의 고비를 넘어 결국 김씨 한 사람의 주가조작 및 횡령 범죄로 드러나고 만 현 상황을 `태산을 요동치게 하고도 겨우 쥐 한 마리 잡았다'는 뜻의 한자성어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에 빗대기도 했다.
검찰과 특검의 수사가 당시 이명박 후보가 김씨의 주가조작과 횡령에 개입ㆍ공모했는지를 밝히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재판에서는 김씨가 검찰의 공소사실처럼 주가를 조작하고 수백억을 횡령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대선을 전후해 `BBK의혹'이 야기한 정치 공방을 감안한 듯 "정치적 선입견은 철저히 배제할 것이며 재판을 정치화하지 말라"며 재판 시작부터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2월말부터 일주일에 두 차례씩 재판을 여는 `강행군'을 택해 집중적으로 사건을 심리했고 BBK에 30억원을 투자했던 이캐피털 홍종국 전 대표이사 등 수십명이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김씨측 변호인은 BBK의 실소유주 논쟁을 중심으로 변론을 펼치면서 LKe뱅크 부회장으로 일했던 김백준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채택했다가 "공소사실과 무관하다"며 직권으로 취소하는 과정에서 김씨측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고 퇴정해 버리는 등 재판이 파행하기도 했다.
결국 김씨는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 데 더해 대선이라는 정치상황을 이용했다는 점이 좋지 않은 양형 요소로 추가돼 징역 10년과 벌금 150억원의 중형을 선고받았고 이로써 대선정국을 요동시켰던 `BBK의혹'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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