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여의도 정가가 '선거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검찰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총선 출마자들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각 정당과 선거 출마자들의 고소·고발이 잇따르는 등 '총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선거사범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금품.관권선거 정황이 포착된 지역구 당선자 뿐만 아니라 각 당 비례대표 당선자에게까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대검 공안부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이번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선거 출마자는 모두 100명으로 이중 당선자도 46명이나 포함돼있다.
또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대 후보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놓고 후보들간 고소·고발 건수도 40여 건에 이르고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선거사범에 대한 대규모 기소가 이뤄질 조짐이다.
실제로 이번 총선 기간에 금품 제공 혐의를 받고 있는 친박연대 김일윤(경북 경주) 당선자와 한나라당 허범도(경남 양산) 당선자는 이미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김 당선자의 경우 계좌추적 결과, 이번 사건에 뿌려진 돈 수천만원이 부인 이씨와 김 당선자 가족 소유인 서울의 한 빌딩 관리인인 전모(55)씨 등 수명의 계좌에서 분산 인출된 것이 확인되는 등 구체적 정황이 포착된 상태.
또 금품선거 논란에 휘말린 수도권의 K, P 당선자와 영남권의 Y 당선자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 당선자와 비례대표 2번으로 당선된 창조한국당 이한정 당선자도 허위 학력.경력 및 거액 특별당비 납부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이 조사에 나섰다.
이들 비례대표 당선자는 학력.경력 위조 여부 외에 공천을 대가로 특별당비나 공천 헌금을 낸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각 당 지도부까지 타격이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선거 이후 각 당 뿐만 아니라 선거 출마자간 고소.고발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여야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뉴타운 공약'을 남발하면서 뉴타운 공약을 둘러싼 고소·고발이 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미 '뉴타운 공약' 논란에 휩싸인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동작을)과 현경병(노원갑) 안형환 당선자(금천) 등 3명을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고발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또 뉴타운 추가 지정이나 확대, 조기 착공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30개 안팎의 지역구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사안별 검토를 거쳐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경기 지역에서 최대 격전지였던 수원 영통에서 민주당 김진표 당선자와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각각 금품전달과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서로 맞고발하는 등 선거 출마자간 고소.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경남 김해에서는 한나라당 송은복 후보가 민주당 최철국 당선자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고, 경기 의정부을에서는 강성종 당선자와 한나라당 박인균 후보가 광역철도 노선 문제를 놓고 허위사실 유포로 맞고소한 상태다.
이처럼 고소·고발이 잇따르자 각 정당은 현재 자체적으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 건수를 집계하면서 검·경찰의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피고발자를 법률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당 소속 변호사들이 포진한 '불법·부정선거 특별대책반'을 가동했으며, 한나라당도 산하 법률지원단에서 선거 고소.고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각 당은 당선자 뿐만 아니라 낙선자에게도 법률적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지만 실제 법률자문 외에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라는 것.
한편 검찰이 지난달 마련한 '총선사범 등급제'에 따르면 금품 사범은 전체 30등급 중 6∼7등급, 불법·흑색선전 사범은 7등급에 해당되며, 7등급 이상을 받을 경우 당선 무효에 해당되는 벌금 100만원 이상이 구형된다.
여기에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공표는 1등급, 낙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공표는 6급이 각각 추가되는 만큼 검찰의 구형대로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날 경우 '대규모 의원직 상실' 사태도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대법원이 선거사범 재판을 1∼3심 각각 2개월 안에 처리, 올해 안에 선거관련 재판을 종결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선거 무효에 따른 재선거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당선 유·무효를 결정짓는 재판 63건이 진행돼 11명의 국회의원이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했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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