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 기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금품살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친박연대 김일윤 당선자가 14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김 당선자와의 연관성이 밝혀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27명을 조사해 모두 13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구속자 가운데 1명으로부터 김 당선자가 일부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데 이어 계좌추적 결과 수천만원의 돈이 김 당선자의 부인과 전모(55)씨의 계좌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하고 관련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사건 발생 = 지난달 30일 경북 경주시 산내면에서 김 당선자의 선거운동원들이 길거리에서 돈을 주고 받는 장면이 경찰의 비디오에 잡혔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사조직 자금책인 손모(50)씨로부터 돈을 전달받았다는 황모(60)씨의 진술에 따라 손씨 등 3명을 1차로 지난 2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로부터 돈을 받은 황씨는 자신의 집에서 하부 선거운동원인 김모(70)씨에게 140만원, 또 다른 조직원인 김모(69)씨에게 20만원을 각각 전달했다.
구속된 이들 가운데 황씨와 김씨 등 2명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공식선거운동원으로 밝혀졌으며 20만원을 받은 김씨는 받은 돈의 액수가 적어 불구속 입건됐다.
◇사건 연루자 줄줄이 구속 = 경찰은 손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김 당선자와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지난 2일 김 당선자의 선거사무실과 김 당선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경주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어 4일에는 선거운동원 6명의 집을 추가로 압수수색한 뒤 김 당선자 캠프의 핵심 사조직 운동원 정모(56)씨 등 8명을 8일 추가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총선 운동기간인 지난달 30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김 당선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서라벌대학 주차장에서 읍.면.동책 등 8명에게 선거운동 활동비 명목으로 1명에 110만-600만원씩 모두 4천100여만원을 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KTX를 이용해 돈가방을 갖고 경주로 오는 장면이 경주역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당초 경찰은 정씨를 포함해 돈을 받은 읍.면.동책 모두 10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받은 금액이 적거나 불법 가담 정도가 덜한 이모(54)씨 등 2명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경찰은 9일에는 김 당선자의 선거운동원 2명을 또 구속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속자가 모두 13명으로 늘었다.
◇김 당선자 '조작.음모론' 제기 = 김 당선자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길거리에서 돈을 주고 받았다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조작.음모론'을 주장했으며 경찰에 출석하면서도 이 같은 입장을 거듭 되풀이 했다.
선거운동원이 잇따라 구속되자 김 당선자는 지난 6일 '선거방해를 중단하라'며 삭발을 하기도 했으며 금품살포 사건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해오고 있다.
김 당선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의혹과 사건직후 친박연대가 '제명결정'을 했는데도 이번 총선에서 당선돼 5선 고지를 밟았다.
◇연루 혐의 밝혀질까 = 경찰은 14일 경주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김 당선자를 상대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구속된 이들 가운데 1명으로부터 김 당선자가 일부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천만원이 김 당선자의 부인 등 2명의 계좌에서 흘러나온 사실을 토대로 김 당선자가 금품살포를 직접 지시하거나 묵인하는 등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는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이미 구속된 이들의 진술과 이 같은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혐의 입증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또 김 당선자의 소환을 앞두고 경찰은 11일 김 당선자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100만원씩 묶인 돈 뭉치 2개를 포함해 모두 500여만원의 현금과 여행용가방 3개 등 수십점의 증거자료를 확보했다.
특히 경찰은 김 당선자의 집 휴지통에서 돈 거래 내역이 적힌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지가 파손된 채 버려져 있는 것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은 김 당선자가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지만 피의자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해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김 당선자는 사건 직후부터 계속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혀 연관이 없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경찰이 금품살포 사건과 김 당선자의 관련성을 어떻게 입증할 지 주목된다.
(경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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