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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투표용지 누구 찍었는지 다 보여요"

경북 구미시 고아읍에 사는 A(35) 씨는 9일 총선 투표장에 들러 기표한 뒤 투표용지를 접고서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한 번 접은 투표용지 뒷면에 인주가 비쳐 자칫 투표함 앞에서 안내하고 있는 투표소 종사원이 알아볼 수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결국 A 씨는 투표 용지를 다시 한번 더 접은 뒤 종사원이 볼 수 없도록 손가락으로 숨겨 투표함에 집어넣었다.

10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선 투표용지 가운데 흰색의 지역구 투표용지는 녹색의 비례대표 투표용지와 달리 한 번 접었을 경우 빨간색 인주가 뒷면에 비친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A 씨처럼 일부 유권자들은 누구를 찍었는지 노출되지 않도록 여러번 접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투표소 종사원으로 근무한 공무원들도 투표함 앞에 앉아 있다 보면 누구를 찍었는지 어느정도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공무원 B 씨는 "내가 투표함 앞에 있다 보니 한 번 접은 투표용지는 의도하지 않아도 누구를 찍었는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 C 씨도 "투표용지에 비치는 인주 자국을 보고 어느 후보가 몇 퍼센트 정도의 표를 얻을지 예측했고, 그 결과가 대략 맞았다"고 전했다.

유권자 D 씨는 "큰 것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비밀투표란 원칙에서 봤을 때는 누가 누구를 찍었는지 알 수 있는 투표용지는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용지는 흰색을 기본적으로 쓰고 있으며 아직까지 비쳐서 불편하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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