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9일 실시된 제18대 총선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원내 과반의석을 상회할 것이라는 주요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반색하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개표 초반 경합지역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섣불리 축포를 터뜨렸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공식입장 발표를 미룬 채 '표정관리'에 나서는 분위기다.
다만 일부 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이 최소 원내 제1당의 위상을 확보할 것으로 자신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에 힘을 받게 됐다"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과거에도 청와대가 총선 결과와 관련해 즉각 반응을 보인 적은 없다"면서 "이 대통령의 반응이나 청와대 공식입장은 최소한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에 하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번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산업화, 민주화와 지난 10년간 겪은 시행착오를 경험삼아 대한민국 전체가 '2차 추진'을 하게 될 것"이라며 "국정운영의 동력이 생긴 셈"이라고 자평했다.
아울러 청와대 내부에선 이번 총선을 계기로 한나라당이 중앙과 지방의 행정·입법권력을 사실상 장악하게 된 만큼 책임도 막중해 졌다며 "이럴 때일수록 자중해야 한다"는 신중한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이 대통령도 이날 출구조사가 나오기 전 일부 참모들에게 "만약 결과가 좋게 나오더라고 자만하거나 오만해선 안된다"면서 "무거운 심정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일찍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한표'를 행사한 이 대통령은 오전 집무실에서 방미·방일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관저에서 수석비서관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으며 오후에는 관저에 머물며 총선 특집방송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모는 "이번 선거 결과에서 한국정치 지형의 큰 변화를 볼 수 있다"면서 "특히 과거 선거 판세의 바로미터였던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당청이 좀더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공기업 민영화를 비롯해 규제개혁,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영어공교육 등 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참모는 "수석비서관들이 '의석수 맞추기' 내기를 할 정도로 청와대에서도 이번 총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당초 예상보다는 선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거듭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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