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총선 투표율 역대 최저…'민주주의 위기' 지적

제18대 총선이 역대 총선 중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관위에 집계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 현재 투표율은 36.4%로 2004년 17대 총선의 같은 시각 투표율 47.7%보다 무려 11.3% 포인트나 낮았다.

이는 역대 총선 중 최저 투표율(57.2%)을 기록한 16대 총선 당시 오후 3시 현재 투표율 44.7%보다 8.3% 포인트 떨어진 것이며, 역대 전국단위 선거 최저 투표율을 보인 2002년 제3회 지방선거 당시 같은 시간대 투표율 38.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선관위는 당초 50% 초반대의 투표율을 예상했으나 시간대별 추이를 감안할 때 50% 이하 투표율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시도별로는 17대 총선과 비교해 광주 광역시의 투표율이 오후 3시 현재 16.3% 포인트나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고, 다음으로 부산(-15.3% 포인트), 울산(-13.1% 포인트), 대구(-12.4%포인트), 경기(-12.3%포인트), 전남(-11.7% 포인트) 등이 평균 이상의 감소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투표율 자체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 혐오증과 정치인 불신이 깊어진 것을 투표율 저하의 최대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의 김원균 본부장은 "누굴 뽑아도 거기서 거기더라는 식의 불신감이 늘어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유권자들이 정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투표에 꼭 참여해야 할 당위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이번 총선에서는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만한 대형정책이나 정치적 쟁점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각당의 공천과정에서 내부계파 싸움만 두드러졌고 공천작업까지 늦어지면서 정책이 부각될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형준 상명대 교수는 "유권자들이 누구를, 무엇 때문에 심판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았다"며 "`보스정치'는 사라졌지만 이를 대신할 정책이 부각되지 못해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일체감이 지극히 약화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선 이후 4개월도 지나지 않아 치러지는 선거여서 선거 관심도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87년 12월 대선 후 치러진 88년 4월 총선 투표율이 75.8%였다는 점에 비춰 선거 간격이 좁았다는 이유만으로 투표율 저하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 간 선거전략 싸움에서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패배하면서 투표율이 낮아지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 컨설팅업체인 이윈컴 김능구 대표는 "대운하가 반짝 쟁점으로 떠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민주당은 대선 이후 국민적 관심사를 만드는데 실패했다"며 "반면 한나라당은 이슈와 쟁점을 없애는 선거전략을 택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쟁점이 없어지면서 정당 지지성향이 강한 유권자만 투표장으로 향했고, 상대적으로 고정지지층이 단단한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투표율 50% 선마저 위협받으면서 투표율 저하를 막기 위한 근본대책을 검토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김능구 대표는 "투표율이 50%도 안된다는 것은 유권자들이 `너희들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라며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할 국민들이 투표를 포기한다는 말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뜻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는 "최소한 총선 3개월 전에 공천을 마치고 모든 후보들이 매니페스토 선거운동을 벌이도록 법제화해야 정책선거가 가능하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민주시민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장기적 대책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치 컨설팅업체 폴컴의 윤경주 대표는 "선관위가 투표 인센티브제를 도입했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라며 "투표도 국민의 의무라는 관점에서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