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우주선이 우리가 만든 우주선이었으면 정말 더 좋았을 텐데…"
8일 오후 8시16분 39초(한국시간).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29)씨를 태운 소유즈 우주선이 빨간 불꽃을 뿜어낸 뒤 하늘로 치솟자 바이코누르 기지는 순간 시간이 정지된 듯 했다.
한국이 우주 약소국의 설음에서 벗어나는 첫발을 내디딘 이 순간 발사대와 약 1.8km 떨어진 관람대에서는 환호와 함께 "언젠가는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선으로 탐사에 나서야 한다"는 심정이 담긴 누군가의 탄식이 흘러 나왔다.
이날 발사 2시간 전부터 한국 최초 여성우주인 탄생을 지켜보기 위해 바이코누르 기지 및 연방우주청 관계자, 전직 우주인 및 일반 참관인 등 약 500여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초원지대 거대한 말뚝처럼 서 있는 소유즈 우주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발사를 기다렸다.
1분이 남았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관람대는 일순 숨소리가 멎었고 이내 소유즈 우주선을 굉음과 함께 불꽃이 일으키더니 하늘로 날아 올랐다.
관람객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했고 1분 30초 후 소유즈 우주선이 한점 빛으로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도 마치 소유스 우주선의 궤적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듯 한동안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예비우주인으로 지상에 남게 된 고 산(31) 씨는 자신이 타지 못했다는 서운함 보다는 이 씨의 성공 귀환을 기원했다.
고 씨는 "소연 씨가 지금까지 배운데로 훌륭히 임무를 수행하고 무사히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10분 뒤 소유즈 우주선이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관람객들은 박수를 치며 그제서야 안도했다.
이 씨의 어머니 정금순(57) 씨는 "잘 다녀와라 소연아, 아버지…"라고 목 놓아 소리쳤다.
일반 참관단의 정선희(22) 씨는 "발사 순간 눈물이 핑돌았다. 무사 귀환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관람대에는 세계 최초 여성 우주인인 발렌티나 테레쉬코바가 참석, 한국 최초 여성 우주인의 성공 비행을 축하했다.
테레쉬코바는 구 소련 시절인 1963년 6월16일 보스토크 6호를 타고 22시간 50분간 우주 비행을 했다. 당시 그녀는 26세였다.
한국 참관단을 이끈 박종구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우주인 배출 프로젝트가 우여곡절은 겪었지만 성공리에 수행됐다"며 "이로 인해 국가우주개발 계획의 기틀을 다질 부분적인 기반은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씨의 전담의인 공군항공우주의료원 정기영 원장은 "소연 씨가 멀미약, 생리억제제 등 34가지 약을 갖고 올라갔다"면서 "얼마전 몸이 좋지 않아 약물을 투여했지만 소연 씨가 최고의 몸 상태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최초 우주인이 탄생하긴 했지만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간데 대해서는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바이코누르기지 연료 담당 엔지니어인 알렉산드르 미하일로비치(63) 씨도 이러한 한국인들의 마음을 헤아린듯 "한국 과학 발전을 위한 러시아와의 협력을 기대한다"면서 "다음엔 한국 로켓이 발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이번 우주 발사 성공으로 멀게만 느껴졌던 우주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높아졌다"면서 "언제쯤 우리가 만든 우주선을 타고 갈까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바이코누르<카자흐스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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