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6일 금융위원회가 자통법 시행령 입법예고에 맞춰 시행령 제정안을 공개하면서 법 시행 이후 바뀌게 될 금융투자업 관련 제도와 규제의 윤곽이 드러났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등이 통합돼 새로 탄생하는 '금융투자회사'의 진입과 영업, 업무범위 등에 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대신 투자자 보호와 금융투자 회사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장치와 규제는 강화하는 것이 이번에 마련된 자통법 시행령 제정안의 주요 골자다.
◇금융투자업 인가.등록 = 시행령 제정안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의 설립 문턱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의 인가.등록 업무 단위가 현행 26개에서 상품·투자자별로 42개로 세분화되고 특정 업무나 영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기자본 요건이 대폭 완화됨에 따라 적은 자본으로도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소규모 금융투자회사 설립이 보다 자유로워진다.
집합투자업(자산운용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기자본은 현행 100억 원에서 80억 원, 투자일임업은 30억 원에서 15억 원, 선물업은 3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 경험이 많고 위험을 감수할 능력이 있는 전문투자자만을 상대로 한 영업을 하는 경우에는 자기자본의 절반 정도를 경감받을 수 있다.
6개의 금융투자업 업무(세부 유형별 42개 영업)를 전부 영위하는 종합금융투자 회사가 되려면 2천억원의 자기자본이 필요하다.
진입시 요구되는 최저 자기자본을 진입 후에도 7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해야 하고 위반할 경우 인가·등록이 취소된다.
◇영업 관련 규제 완화 = 금융투자회사들이 아웃소싱(업무위탁)할 수 있는 업무 범위가 늘어나는 등 영업 관련 규제도 크게 개선된다.
비핵심업무인 경우 원칙적으로 위탁을 허용하고, 자산운용 업무의 위탁 범위도 확대된다.
현재는 외화자산에 한해 외국 금융사에만 100% 위탁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20% 이내의 원화자산과 외화자산 100%를 국내 금융투자회사에 위탁해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전산관리, 고지서 발송 등 단순지원 업무의 경우 위탁자의 동의만 있으면 재위탁도 가능해진다.
장외파생업무는 거래 대상이 전문투자자에서 위험회피(헷지) 목적의 일반투자자로까지 확대되고, 필요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현행 300%에서 3년 동안 200%로 완화된 뒤 연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신탁업 수행에 필요한 현행 NCR 200% 제한은 폐지된다.
금융투자회사가 다양한 금융기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겸영업무가 허용된다.
무엇보다 투자매매업이나 투자중개업을 하는 금융투자회사(증권사)에는 논란이 됐던 소액지급결제 업무가 허용, 은행처럼 개인고객들에게 각종 결제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증권인수,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신용공여와 지급보증 업무의 겸영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에 대한 지급보증은 법률에 따라 금지된다.
◇투자자보호 강화 =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와 장치는 강화된다.
금융투자회사 한 곳에서 다양한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데 따른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다단계의 규제 장치가 도입되며, 과당매매, 직·간접적 이익제공, 탈법행위 등 금지 행위의 유형이 추가되고, 고유자산 운용, 기업금융, 투자매매·중개, 집합투자·신탁업 간에 정보교류차단장치(Chinese-wall) 설치가 의무화된다.
투자위험이 큰 장외파생상품은 투자자가 먼저 요청하지 않는 경우 투자 권유(불초청 권유)를 할 수 없게 되고, 투자자의 뜻에 반하는 재권유도 금지도 된다.
또 금융투자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고유계정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이거나 운용자산이 6조 원을 넘는 경우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상근감사, 준법감시인, 소수주주권 등 지배구조 요건이 가중 적용된다.
◇펀드 관련 제도 개선 =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펀드 관련 업무 제도도 일부 손질된다.
현재는 펀드들의 수익률 등 운용실적만을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판매회사, 운용보수, 판매보수, 수수료 등도 의무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
또 펀드의 동일 종목 투자한도를 10%로 제한하는 분산투자 적용대상을 현행 주식, 채권,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에서 파생결합증권, 신탁수익증권, 금전채권, 예금에까지 확대된다.
반면 펀드에 편입된 주식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의무 공시 기준은 현행 편입 금액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낮아지고, 외국주식이나 비상장주식은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행 사모펀드에만 허용되는 성과보수는 공모펀드에도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공시제도 정비 = 상장사들의 증권발행 및 공시 관련 제도도 정비된다.
일정기간 동안 공모할 증권을 한꺼번에 신고하는 일괄신고서를 이용할 수 있는 상장기업의 요건이 '3년간 계속공시'에서 '1년간 계속공시'로 완화되는 한편 증권신고서 제출 이전이라도 공모일정 등을 알리는 단순 투자광고를 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또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한 상장기업은 분·반기 보고서도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상장기업에 대한 보유 지분이 5%를 넘는 경우 5일 이내 공시하도록 한 '5%룰'은 보고 시한 기산점이 현행 '결제일'에서 '계약체결일'로 앞당겨진다.
이에 따라 보고 사유 발생일(계약체결일)과 보고의무일(결제일) 간의 격차를 이용한 추가 지분 매수 행위가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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