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이었던 마틴 루터 킹 목사 서거 40주년인 4일 그가 저격당했던 테네시주 멤피스를 비롯한 미 전역에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잇따랐다.
미국 대선 공화, 민주 양당 대권주자인 존 매케인,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인종문제가 주요 선거이슈로 부각한 가운데 일제히 킹 목사를 회고하며, 그의 이상과 정신을 실현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킹 목사가 흉탄에 쓰러진 멤피스 로레인 모텔에 들어선 국립인권박물관에서는 이날 낮 매케인 의원을 비롯한 정치지도자와 킹 목사의 아들인 마틴 루터 킹 3세, 일반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이 거행됐으며 멤피스시 곳곳에서도 추모 전시회와 퍼레이드, 토론회,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매케인 의원은 킹 목사가 쓰러진 로레인 모텔 발코니 앞에서 연설을 통해 숭고한 이상의 실현에는 언제나 희생이 따른다는 것을 킹 목사는 알고 있었다며 죽음을 무릅쓰고 정의를 위해 싸운 고인을 기렸다.
매케인 의원은 자신이 과거 킹 목사 탄생일의 공휴일 지정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던 것은 실수라고 사과하고 그의 높은 뜻을 실현하는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매케인의 연설에 일부 군중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으나 다른 군중은 '아멘'이라는 말로 호응을 표시했다.
힐러리는 추모식 대신 킹 목사가 숨지기 전날 마지막 설교를 했던 교회에서 연설을 통해 킹 목사의 희생이 있었기에 219년만에 미국 사상 최초의 흑인 또는 여성 미국 대통령을 꿈꿀 수 있는 현실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힐러리는 자신이 14세 소녀시절 킹 목사를 만나 악수했던 일과 40년전 대학 재학중 킹 목사의 암살 소식을 듣고 받았던 충격을 생생하게 회고하며, 고인은 백인인 자신에게 인종과 출신지역을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틴 루터 킹 3세는 사회 정의에 대한 킹 목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날 흑인 인권운동가인 앨 샤프턴목사와 함께 '재결의 행진'을 펼쳤다.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에 도전하는 오바마는 유력 대권주자 중 유일하게 멤피스를 방문하지 않고 인디애나주에서 유세를 계속하는 가운데 킹 목사를 기렸다.
오바마는 킹 목사 서거 40년이 지나도록 너무나 많은 미국인들이 경제적 불평등에 놓여 있는 등 정의의 실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킹 목사가 숨진 날 미 전역에서 분노의 폭력사태가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인디애나에서는 대권도전에 나섰던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이 킹 목사의 사랑과 열정을 호소하는 연설을 함으로써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오바마는 지적했다.
킹 목사의 고향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4일부터 8월 31일까지 킹 목사의 사망 수일 전 행적부터 장례식까지의 과정이 담긴 사진과 유품이 전시되며,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마틴 루터 킹 공원에서는 킹 목사와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을 함께 추모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케네디 전 의원은 킹 목사의 사망 당시 이 공원에서 애도 연설을 해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나 자신도 두 달 뒤 로스앤젤레스에서 요르단계 이민자의 손에 암살당했다.
미 의회도 3일 킹 목사 40주기 추모식을 가졌다.
킹 목사의 최측근이었던 인권운동가 출신 존 루이스 하원의원은 "킹 목사의 지도력 덕분에 우리는 두려움을 떨치고 인종차별에 분연히 맞설 수 있었다"고 말했으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해리 레이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존 뵈너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CNN과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들도 킹 목사 40주기를 맞아 각종 특집 기사와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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