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개혁은 체감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일시에 추진하겠다."
3월 6일 민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금융당국 수장 자리에 오른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옛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를 합친 금융위의 선장을 맡은 전 위원장은 획기적인 규제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금융정책의 틀을 다시 짜고 있다.
역시 민간 출신인 이창용 부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으로서 전 위원장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주요 정책에 대해서 기획재정부와 이견을 보이고 있고 외부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어 전 위원장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금융위는 '글로벌 금융강국 건설'을 모토로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막는 금산분리 규제의 완화, 금융지주회사의 설립 활성화, 산업은행의 민영화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중 산업은행 민영화 문제를 놓고 금융위와 재정부가 정면 충돌하기도 했다.
전 위원장은 산업은행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재정부는 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을 통합한 뒤 민영화하는 '메가뱅크' 방안을 주장한 것이다.
이는 금융정책의 주도권 다툼으로 비쳤으며 전 위원장이 "메가뱅크안을 결정하는 것은 금융위 소관"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부서는 금융위 아니냐"며 재정부에 대해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금융위는 단기적으로 산업자본이 사모펀드(PEF)를 통해 은행을 간접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은행 지분을 직접 소유할 수 있는 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중장기적으로 소유 규제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자회사 규제를 풀어 대형 금융그룹의 출현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시민단체가 "금산분리를 완화하면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고 지주회사 체제를 통해 총수 일가의 지배권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서 향후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하고 관련 법 개정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 위원장은 각종 회의의 격식을 파괴하는 등 금융위의 업무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또 전 위원장은 취임 이후 금융권역 별로 돌아가며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금융감독기구의 DNA를 변화시켜 섬기는 금융 행정을 구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당시 공무원 조직을 이끌 수 있는 카리스마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전 위원장은 "골프를 칠 때 어깨에 힘을 빼야 공이 멀리 나간다"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역설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5일 "전 위원장이 민간 출신으로 시장 친화적인 정책과 감독을 내세우고 있다"며 "다만 다른 부처가 이견을 제시하거나 외부에서 비판을 하는 주요 정책 과제를 어떻게 매듭지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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