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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너무 시끄러워" 총선 소음공해 비상

독서실·학원가 등 피해 호소…민원 쇄도

4.9 총선의 공식선거전이 개막된 이후 각 후보 진영의 선거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확성기 소음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유권자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부동층이 늘어나면서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확성기를 동원한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불만을 제기하는 주민이 늘고 있는 것.

현행 선거법상 열차나 버스안 또는 병원, 도서관 등을 제외한 공개된 장소에서는 차량용 확성기(07:00∼22:00)나 휴대용 확성기(06:00∼23:00)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아파트 단지에서도 가능하다.

소음의 정도와 관련, 소음·진동 규제법에 따르면 주거지역에서 확성장치를 사용할 경우 아침,저녁(05:00-07:00, 18:00-22:00) 70dB, 주간(07:00-18:00) 80dB, 야간(22:00:05:00) 60dB 이하로 규정하고 있지만 선거법상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2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 같은 선거운동에 의한 확성기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하루 200통 안팎에 이르고 있다.

서울시내에서 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 유권자는 하루종일 들려오는 확성기 소음에 한 달 단위로 예약했던 학생들의 해지가 쇄도하고 있어 금전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면서 항의를 해왔다.

유동인구가 많은 사거리 모서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유권자도 "손님들이 식사를 하다가 짜증을 내면서 나가버리고, 아예 발길을 끊고 있어 매출이 뚝 떨어졌다"고 울상을 지었다.

비록 합법이긴 해도 수업중인 학교 주변이나 아파트 단지를 돌며 확성기를 이용하는 경우도 주민들에게는 골칫거리다. 한 유권자는 "아파트 단지까지 들어와 확성기를 틀어대는 바람에 아기가 깨 하루종일 혼났다"며 "제발 단속 좀 해달라"고 선관위에 호소했다.

모처럼 달콤한 휴일 단잠을 망친 직장인들의 짜증 섞인 전화도 선관위에 연일 걸려오고 있다.

한 유권자는 "일주일간의 부족한 잠을 단 하루 쉬는 휴일에 보충하려 했는데 아침부터 확성기 소리 때문에 피곤만 늘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상황이 이렇자 선관위만 곤혹스런 처지로 몰리고 있다. 시간만 준수한다면 확성기 사용은 합법이어서 제재 수단이 없고, 그렇다고 유권자들의 '이유있는' 불만을 마냥 모른 채 할 수 만도 없기 때문.

선관위 관계자는 "어떤 유권자들은 선관위가 손 놓고 있다면서 '당신들이 하는 일이 뭐냐'고 막말을 해대는 통에 당황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관위는 선거전 이틀째인 지난달 28일 각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주민들의 불만을 전하면서 확성장치 소음을 자제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선관위 뿐 아니라 각 후보 측에도 불만을 호소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듯 확성기를 사용한 선거운동이 표심을 사기 위한 합법적인 선거운동 방법이긴 하지만 오히려 표를 날려버리는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어 자제하는 분위기도 일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은 확성기를 거의 틀지 않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볼륨을 최대한 줄이는 등 '조용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강남 일대에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데다 오피스텔이 많아 큰 소음은 오히려 '마이너스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강남구 선관위 관계자도 "후보들의 조용한 선거운동 때문인지 다른 지역과 달리 소음 관련 민원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지역의 한 후보 측은 "확성기 소음에 대한 항의전화가 많아 되도록 아침과 밤에는 자제하고, 학교나 어린이집 근처를 지날 때도 확성기를 끄도록 지침을 내렸다"며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는 못할지언정 피해는 주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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