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치료에 혁명을 일으킨 라식 수술의 시초가 '우주 기술'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그 비밀은 바로 '기적의 빛'이라 불리는 레이저다.
SBS는 오는 4월 8일 우주인 발사를 앞두고 31일 오후 12시 5분에 방송한 특집프로그램 <2008 스페이스 코리아 알고보면 우리도 우주인>에서 의료 영역에서 특효를 발휘하고 있는 우주 기술을 조명했다.
레이저, 정교한 에너지 발사 기능과 거리 측정 기능으로 다양한 의료 영역에 특효 발휘
20세기를 대표하는 10대 기술 중 하나로 분류되는 '레이저'는 최근 점이나 문신을 빼는 미용 성형에서 산업 기술까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레이저는 강력한 에너지를 좁은 면적에 집중적으로 발사한다. 때문에 물질의 필요한 부분만 흠집 없이 반듯한 모양으로 잘라내거나 용접하는데 쓰인다. 이러한 레이저의 성질은 의료영역에 적용되면서 특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에 글씨를 새길 수 있을 만큼 정교한 기술은 '라식 수술'로 대표되는 안과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라식 수술은 0.5mm 두께의 각막을 깎는 정교한 시술인데 레이저를 이용하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입력된 두께만큼의 각막을 출혈이나 열 손상 없이 깎아낼 수 있다. 따라서 환자들이 수술을 받았다는 느낌이 거의 안 들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피부과에서도 이같은 레이저 기술의 혜택을 받고 있다. 특히 피부과에서 문신이나 점을 빼는데 사용하는 '특수 레이저'는 검정색과 파란색 등 특정 색깔만 파괴시키면서 다른 색에는 반응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닐 암스트롱 달착륙 당시 반사경 설치 과정에서 레이저 처음 사용
레이저가 가진 또다른 기능은 '거리 측정'이다. 물체에 레이저를 쏘면 미세한 거리까지 계측이 가능해 입체 설계 작업을 손쉽게 할 수 있다.
이러한 레이저는 1968년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반사경을 설치하고 오는 과정에서 처음 사용했다. 즉, 반사에 의해서 지구에서 달까지의 정확한 거리측정을 하는데 레이저가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레이저의 거리측정기술은 유인우주선과 우주정거장을 잇는 도킹에 활용되기도했다. 오차없는 정확한 계측 기술을 통해 인류는 최초로 우주정거장을 설립했다.
이외에도 우주 기술은 방사선과 무중력 치료요법에 적용돼 의학 분야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아폴로가 촬영한 우주 사진을 처리하기 위해 개발 된 디지털 화상 기술은 인체 내부를 보는 자기공명영상(MRI)으로 탄생했다. MRI는 단순 엑스선 촬영으로 보이지 않던 2차원 3차원 영상을 구성하는 기구이다. 우주 공간에 방출돼 우주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방사선도 사람의 세포조직을 제거할 수 있다는 성질이 발견되면서 암세포를 치료하는데 쓰이게 됐다.
무중력 원리 이용한 디스크 치료, 우주 기술 무한 가능성 입증
또 무중력 원리를 이용한 디스크 치료는 우주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감케 했다. 미국 앨라배마 척추 치료 센터에서는 허리 통증을 앓는 환자들에게 기존 약물이나 운동 요법이 아닌 '무중력 치료 요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무중력 상태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통증이 있는 척추에 각도를 맞추고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척추의 근육과 연골 등에 압력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앨라배마 척추 치료 센터의 롤 콜핀 박사는 현재까지 이 치료 요법은 95%의 환자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전했다.
사실 이러한 무중력 치료법이 발견된 계기는 우연이었다. 의학 전문가들은 우주를 다녀온 비행사들에게서 저절로 허리통증이 치료되는 특징이 발견됐다. 무중력 우주에서는 중력의 압력이 없어 척추연골의 간격이 늘기 때문이다.
우주로 떠나는 우주인들이 지상에서 가장 주력할 수 밖에 없는 훈련은 바로 우주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무중력 훈련이다.
우주에서 오랜시간을 보내게 되면 무중력 환경으로 인해 골밀도가 약해지면서 근육조직과 근력이 15% 정도 상실되기 때문에 우주인들은 근력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한다. 이렇게 우주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생체의 변화는 특정분야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획기적인 기회를 마련했다.
(SBS 인터넷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