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논산의 한 공사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된 뒤 한 달이 다 됐지만 장례조차 치러지지 못하고 있다.
28일 대전 외국인노동자와 함께하는 모임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노동자 박그챤(BAKHT JON. 38)씨가 지난 2월말 충남 논산시 화지동의 한 공사현장에서 숨진 뒤 한달이 넘도록 시신이 장례식장에 방치되고 있다.
자신이 일하던 공사현장에서 실족해 숨졌지만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회사나 시 어디에서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A건설업체는 "현장에 안전표지판도 설치돼 있고 야간표시등도 켜두었기 때문에 공사장의 안전관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장에 대한 안전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시 역시 A건설업체 측에 모든 사고관련 책임을 지도록 위임했기 때문에 처리 의무가 없다고 맞서며 법적 책임을 질 주체가 없는 상황이다.
대전외노모임 김규복 대표는 "안전설비를 제대로 하려면 실수로 넘어지더라도 빠지지 않게 했어야 한다"며 "야간에 2m 깊이의 구멍을 그대로 놔두고도 업체 측은 안전표지판을 설치했다는 이유만으로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고가 없는 행려자의 경우에는 관할 시나 구청에서 장례를 치르지만 본국에 엄연히 가족이 있는 박그챤씨의 경우에는 시체를 송환하는 수밖에 없다.
김규복 목사는 "우즈베키스탄의 가족들은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를 치르길 원하고 있지만 장례비용 문제와 법적 책임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2004년 3월 한국에 입국해 지난 4년 동안 충남지역의 축산농가와 공사장 등을 전전하며 생활해왔던 박그챤씨는 결국 죽어서도 편안히 저승길에 들지 못하게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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