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27일 공심위 해단식을 갖고 다사다난했던 한달여간의 여정을 뒤로 한 채 '자연인'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높은 '주가'를 실감하고 있다.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지원유세 요청이 잇따르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 국면에서 '박재승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
'공천특검'으로 불리며 개혁공천을 주도한 박 위원장이 지원사격에 나설 경우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당장 박 위원장이 이날 저녁 공심위에서 동고동락했던 김부겸 의원(경기 군포)의 산본지역 유세 현장에 참석키로 한 것을 두고 본격적인 지원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수도권 경합지역을 중심으로 20여 곳의 후보들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의 경우 공심위에 같이 있던 인연으로 가볍게 인사차 가는 것일 뿐이며, 추가로 가겠다고 한 곳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한 뒤 "지금으로선 쉬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총선 국면에서 전면에 나설 경우 생길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천 과정에서 비타협적인 원칙 고수로 당 지도부와의 관계가 소원해진데다 박 위원장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서 당 일각에선 "누가 대표인지 모르겠다", "박 위원장만 있고 당 지도부는 사라졌다"는 불만이 있었던 게 사실.
박 위원장의 지인은 "100표라도 모으는데 도움이 된다면 마지막까지 희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원하지 않는다"며 "당이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면 모르지만..."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위원장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 "현재로선 검토하는 바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해단식에도 내부 인사는 전원 불참하는가 하면 당 지도부도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다소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박 위원장은 해단식에서 "능력부족과 부덕의 소치로 아쉬운 점이 많았고 배제된 분들에 대해선 사죄드린다. 100점 짜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무엇이 당을 위한 것이냐는 일념으로 사심 없이 임했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경합 지역에 적용된 여론조사 경선 방식에 언급, "우리나라처럼 온정주의 문화가 배어 있는 좁은 나라에서는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제도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 같다"면서 비례대표 추천과 관련, "나쁜 것은 막아내려고 총력을 다 했다. 막은 부분도 있고 덜 막은 부분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별도의 자료를 통해 "야당이 총선에서 최소한의 견제세력을 확보해 절대 권력을 막는 것은 헌법이 야당에 요구하는 의무로, 이 같은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려면 민주당이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야 한다"며 "국민들도 이 나라의 정치발전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한 번 더 생각하고 투표장에 나가달라"고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공천심사 초반 `공천 혁명'을 주도해 '국민적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수도권 단수지역 현역 전원이 재공천된데 이어 현역 물갈이 폭이 20% 선에 그치면서 공천쇄신의 칼날이 무뎌졌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전략공천, 비례대표 추천 등을 놓고 잇따라 당 지도부와 파열음을 내는 등 일부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다.
외부 인사에게 사실상 공천 전권을 위임한 데 대한 당 안팎의 평가도 엇갈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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