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미국의 경기하락으로 우리 경제가 올해 4.9% 성장하고, 물가는 3.1% 상승할 것이라는 유엔(UN)의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심각하게 하락해 침체에 빠질 경우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는 27일 발표한 '2008 아·태 경제사회 조사' 보고서에서 "최악의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포함한 3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UNESCAP은 실제로 2001년 미국의 경기가 급격히 위축됐을 때 내구소비재와 관련 제품 및 기계장비류의 수입을 대폭 줄여 한국의 성장률이 0.8% 하락했다면서 당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수요는 13%나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기의 둔화는 이 밖에 대미 투자 손실과 이로 인한 소득의 감소, 민간 소비의 위축, 주식시장에의 악영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UNESCAP은 내다봤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경우, 미국 경제가 다소 둔화되더라도 중국이 지속적으로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4.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왕석동 한국외대 국제학부장은 이 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UNDP 한국사무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민간소비가 2004년 발생했던 가계 신용 거품 붕괴의 악영향에서 벗어나 강세를 유지할 것이며, 투자도 새정부 출범 이후 규제완화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수출은 미국 수출 감소분을 중국 수출 증가분으로 상쇄할 것이므로 작년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UNESCAP은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올해 3.1%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했다.
원화의 지속적인 절상으로 상승압력이 완화될 수 있지만 치솟는 세계 에너지 가격과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민간소비 등 강한 내수의 영향이 물가를 압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UNESCAP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개도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의 8.2%에서 올해 7.7%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역내 선진국 경제 성장률도 지난해의 2.0%에서 1.6%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페 카사하라 유엔무역개발회의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제네바에서 브리핑에서 "올해 아.태 지역은 불확실성이 더욱 강화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어 미국 경제의 심각한 둔화와 금융시장의 추가적인 혼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UNESCAP은 "현재 아·태 지역 국가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신용 경색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있다"면서 "아시아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현금이 풍부한 반면, 차입금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제네바·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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