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기네스북 오른 여수 '쌍둥이마을' 명맥 끊길까

20년전 48쌍, 현재는 단 1쌍…농촌 황폐화 반증

전남 여수시 소라면 현천리 중촌마을. 여수시내에서 5㎞ 가량 떨어진 52가구가 사는 조그만 마을이지만 기네스북에 오른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기네스북 등재 사유는 바로 '쌍둥이마을'.

1989년 기네스북에 오르기 전 중촌마을에는 최대 48쌍의 쌍둥이가 살고 있었다.

기네스북 등재와 함께 중촌마을은 국내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마을에서 마주 보이는 봉우리가 두 개인 쌍봉산의 기를 받아 쌍둥이가 많이 태어난다는 속설을 믿은 여성들이 태몽을 꾸고 싶어 전국에서 몰려 들 정도로 명성을 얻었다.

이런 쌍둥이 마을의 명맥이 이제 끊길 처지에 놓였다.

대부분의 쌍둥이들이 사망했거나 도시로 이사를 가면서 현재는 단 1쌍의 쌍둥이만 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면서 아이 울음 소리가 그친 지 오랜 데다 현재 살고 있는 미혼의 30대 여성 쌍둥이도 다른 농촌 여성과 마찬가지로 언젠가 결혼해 남편을 따라 고향을 떠나면 쌍둥이 마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처지에 놓이게 된다며 주민들은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더욱 걱정하는 것은 아이 울음 소리가 그치면서 중촌마을과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된 소라남분교의 폐교 가능성과 농촌의 황폐화 문제.

소라남분교는 1970년대 전교생이 500명을 넘을 정도로 큰 학교였지만 현재는 학생 수가 12명에 불과한 데다 내년부터 입학할 학생이 없어 폐교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중촌마을 오유암(64) 이장은 27일 "우리 마을은 쌍봉산의 정기를 받아 여성들이 쌍둥이는 물론 아이들을 순산해 잘 키우면서 다복하게 살아왔는데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40대 이하 연령층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며 "쌍둥이는 아니어도 마을에서 아이 울음 소리를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이장은 "60, 70대 노인들이 농사를 짓지 않으면 농촌은 황폐화될 것"이라며 "우리 같은 노인들도 모두 죽고나면 누가 농촌을 지킬 지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여수=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