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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신호…죽어나는 환율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외환시장과 채권시장 실무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깁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하루가 멀다하고 서로 다른 말을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환율 시장을 볼까요. 그제 20원 급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어제는 10원 넘게 다시 올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단기적으로 환율이 천정을 테스트했다"며 "970원에서 980원"이란 범위를 언급했는데요,  시장에선 '한은이 적정환율을 그 범위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해석을 했고,  이 때문에 20원 넘게 환율이 떨어졌습니다.

그러자 기획재정부가 반격에 나섰습니다. 그제 저녁에 강만수 장관이 "경상수지는 악화되는데 환율은 절상됐다"는 발언을 했구요,  어제는 최중경 재정부차관이 "환율 급격한 상승 바람직하지 않지만 급격한 하락은 더더욱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얘기하면서, 환율은 다시 급등했습니다.

이 두 기관의 수장들은 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도 대립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내외 금리차가 확대됐으니 금리를 내려야 한다', 한국은행은 '물가 때문에 금리 인하는 할 수 없다'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장이나 언론이 말 한마디에 너무 과민반응하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율과 금리 시장의 10전, 1bp 차이는 엄청난 이익이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정책 당국자의 말 한마디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은행은 물가를 잡아야 하고, 재정부는 경상수지 개선,  즉 성장을 이뤄내야 되는 기본적인 입장차가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요, 물가 상승 속도가 말그대로 장난이 아니고, 대통령 공약은 지켜야 하다보니 서로 쏟아내는 발언들은 이젠 기싸움 수준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성장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딱 부러지게 우선순위를 두기 어렵다는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또 지나친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나서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엇갈린 신호는 시장의 교란을 가져옵니다. 가뜩이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살얼음 위를 걷고 있는 우리 시장에겐 더욱 심각합니다. 그리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기업과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경제 상황이나 앞으로 정책 방향에 대한 정부의 언급은 시장의 반응까지도 예상해서 조심스럽게 내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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