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6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관련, 지난 1991년 체결된 남북 기본합의서를 유달리 강조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1991년에 남북 기본합의서가 체결됐고 92년부터 효력이 발생했으며 지금 북한에도 남북 기본합의서가 공식 인정되고 있다"면서 "그 이후에 남북 정상이 새로 합의한 것이 있으나 가장 중요한 남북한 정신은 91년에 체결된 기본 합의서로, 그 정신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합의서에는 한반도 핵에 관한 것도 들어가 있다"면서 "북한도 한반도 비핵화 정신에 합의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기본합의서에 담긴 내용이 향후 남북 관계의 주조가 될 것임을 예고해 주목된다.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란 명칭으로 돼 있는 기본합의서는 한반도 비핵화 및 남북 화해, 남북 불가침, 남북 교류 등에 관한 기본 원칙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기본합의서를 높게 평가하며, 앞선 진보 정권 10년간 김대중 정부 당시인 2000년과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각각 체결된 합의문을 하부에 두는 발언을 해 기존 남북관계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해 놓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는 전 정권에서 체결된 합의문의 큰 틀은 존중하되 세부 사항을 전적으로 준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 스스로도 업무보고에서 무조건적인 일방적 퍼주기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쳐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이 대통령이 제시한 `비핵개방 3000구상'이 앞선 정권의 합의사항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청와대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오늘 발언도 이런 기조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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