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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형님 용퇴론' 봉합국면…여진 남아

총선 후 '책임론' 맞물려 갈등 재연 예고

'이상득 용퇴론'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 친이(친 이명박) 진영간 갈등이 불씨를 남긴 채 25일 부터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출마 강행'을 고수하면서 강력히 반발하자 기세등등했던 성명파 55명의 '이상득 용퇴론'은 동력을 상실한 채 급격히 잦아들고 있다.

특히 이 부의장으로부터 '용퇴 압박'의 진앙지로 지목받은 이재오 의원도 이날 총선에 출마키로 입장을 선회, 이상득 부의장-이재오 의원의 실세간 갈등은 총선 앞에 잠시 묻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루 만에 끝난 '형님 용퇴론' = 수도권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총선 공천자들은 23일 이 부의장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면서 선제공격에 나섰다. 지원군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형님 용퇴론'은 강력한 세몰이를 통해 압박 수위를 더해갔다.

하지만 이재오 의원이 당일 밤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한 이후 기세는 크게 수그러들었다. 이 대통령이 회동에서 이 의원의 불출마 등 거취문제에 대해 강하게 만류하면서 질책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담판'을 지으러 갔던 이 의원은 24일 서울 근교에 칩거하면서 침묵했고, 성명파들은 신중 모드로 들어갔다.

이어 성명을 주도한 `이재오계' 공천자 8명은 이날 밤 모임을 갖고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후속조치를 자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일부 의원은 후속 기자회견을 열어 이 부의장의 불출마를 재차 촉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의원은 25일 자신의 출마 선언 회견에 앞서 서명파 공천자 55명에게 전화를 걸어 `등록한 뒤 살아서 돌아오라'며 사실상 `공천 반납' 등 극한 투쟁은 벌이지 말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의원은 출마 회견에서 서명파들의 `거사'와 관련, "총선 후보자 55명의 충정어린 요구는 당의 미래와 이명박 정부의 희망을 보여줬다"면서 "이들의 충정이야말로 한국정치를 변화시킬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해 이 부의장 용퇴를 주장한 이들 요구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끝까지 옹호했다.

◇이 부의장의 '반격' = 이 부의장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 부의장은 "총선 출마는 당연하며 이것이 포항시민의 뜻"이라며 "포항시민이 표로 심판할 것"이라며 `총선 완주' 의사를 거듭 밝혔다.

더욱이 그는 자신을 겨냥한 불출마 압력의 진원지로 이재오 의원을 지목하면서 "출마를 막으려는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여기에 경북지역 공천자 11명이 24일 `이상득 출마 지지' 의사를 밝힌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부의장의 불출마 압력에 대한 일종의 `맞불' 성격인 셈이다. 이들은 당초 성명파들이 기자회견을 감행한 23일 지지 의사를 밝힐 예정이었으나 당내 분란으로 오해받을까 하루 연기했다는 후문이다.

이 부의장은 총선 후보등록 첫날인 25일 지역선관위에 후보등록을 신청하면서 총선 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과 지역구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자료를 통해 "깊은 생각 끝에 저는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면서 "국회의원에 다시 당선되면 평의원직 외에 그 어떤 직책도 맡지 않을 것"이라며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총선후 갈등 재연 예고 = '형님 용퇴론'을 둘러싼 친이 진영간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총선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책임론'과 맞물려 또다시 권력다툼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총선 이후 친이-친박 진영간 갈등은 물론이고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내 권력투쟁이 복잡한 양상으로 확산, 격화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재 친이 진영내 갈등구조는 이재오계와 소장파 `연합군'이 이 부의장 지지세력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그동안 각종 인사에서 `이상득계 독주설'이 흘러나오면서 이 같은 대립구조를 형성하게 됐다는 것.

이처럼 향후 당내 권력투쟁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조정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결국 이 대통령의 정치력이라고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당직자는 "이번 공천 파동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집권 여당에서는 결국 대통령의 의중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총선 이후 권력분화가 일어나고 당권경쟁이 치열해지면 대통령의 정치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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