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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여성, 투표하러 14일간 600㎞ 도보 여행

민주주의 도입을 위한 총선이 실시되고 있는 부탄에서 한 여성 유권자가 귀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무려 600㎞에 달하는 먼 도보 여행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현지 일간 '부탄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탄의 수도 팀푸에 사는 체왕 데마(女.65)씨.

사상 처음으로 치러지는 부탄 총선에서 31만여명의 유권자들은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만 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다행히 태어나 살고있는 곳이 일치할 경우 먼 길을 가야 할 필요가 없지만, 데마의 경우 팀푸에서 멀리 떨어진 동부 트라시양체가 고향이다.

더욱이 데마는 차만 타면 멀미에 시달리는 탓에 13살 난 손자를 동반하고 14일간 무려 600㎞를 걸어서 투표 전날인 23일 가까스로 고향에 도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데마는 "귀중한 한 표를 잃기 싫었고 차도 탈 수 없어서 걸어왔다"고 말했다.

데마 처럼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사람들이 고향으로 떠나면서 투표 전날부터 수도 팀푸 거리는 한산해졌고 상점들은 대부분을 문을 닫았다.

또 부탄 정부는 투표를 위해 고향을 찾는 사람들의 이동을 감안해 승용차의 택시 영업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는 왕정에서 민주주의로의 전환점이라는 정치적 역사적 의미 이외에 부탄 국민들에게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고향을 찾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호텔 '더 두룩'의 지배인인 딜루 기리씨는 "한 여성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비행기를 타고 고향에 왔다"며 "항공료가 무려 2천500달러에 달했지만 그는 역사적인 투표에 참여하는 것을 기뻐했다"고 전했다.

또 부탄의 주간지인 '부탄 옵서버'의 편집장인 타시 왕디는 "어떤 사람들은 돈을 빌려 친척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도 했다"며 "선거가 가족을 다시 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와는 달리 지지 후보가 다르다는 이유로 잘 지내던 친척들이 등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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