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3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당내 공천 논란 등 사태 수습을 위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직후인 이날 오후 7시30분께 강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왜 대표가 책임을 지려고 하느냐"며 '불출마' 결정 재고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발표한 후 기자실 탁자에서 약식 간담회를 갖고 있을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강 대표의 비서가 "긴급한 전화"라며 강 대표에게 전화를 바꾸었다. 이 대통령의 전화였다.
강 대표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던 터라 이 대통령과 강 대표의 전화통화는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졌다.
강 대표는 전화선 너머 이 대통령의 얘기를 듣고 "뉴스 보셨습니까. 저는 이미 발표했습니다. 괜찮습니다. 지금 당이 스타트하는데 시끄러워서 제가 그리 하겠습니다. 이미 발표를 다 했습니다"고 답을 했다.
강 대표는 다시 이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서 "예..그래서 아닙니다. 당이 말씀 그대로 어수선하니까 누군가는 정돈해서 가야 하는데 그게 다 대표 책임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불출마하는 대구 서구 후보는) 다른 사람을 구해서 등록해야 하는데, 저한테 맡겨 주십시오. 알아서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 대통령의 전화통화 발언에 대해 "`내일 모레 화요일 점심때 주례회동하기로 했는데 그때 다시 생각하면 안되겠느냐'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이미 결정났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대통령이 '공천은 공심위에서 했는데 왜 대표가 책임을 지느냐', '대통령도 자기 팔이 잘려나가 안타까운 게 수도 없는데 왜 대표가 책임을 지려고 하느냐'고 하더라"며 "저는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수습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불출마 재고는) 이미 물건너간 얘기라고 했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이날 총선 불출마 결정을 "청와대와 상의하지 않고 혼자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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