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매직넘버'는 168이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168석을 얻어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20일 공군회관에서 열린 '제18대 국회의원선거 공천자 대회'에서 "우리의 과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안정 과반을 획득하는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168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그동안 '과반 의석' 확보의 필요성에 대해 피력해왔지만 구체적으로 원내 168석 확보를 적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
한나라당이 원내 168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단순 과반의석을 넘어서 안정적 과반의석 확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상임위에서 과반수 확보는 실질적인 '의회권력'을 차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각종 입법 과정에서 상임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경제살리기와 각종 규제개혁을 위해서는 향후 입법을 통해야 하는 만큼 상임위 과반 확보는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이라는 논리다.
현재 국회 상임위 수는 모두 17개. 하지만 차기 국회에서는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상임위 수가 2~3개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 중에서 '노른 자위'로 불리는 운영위, 법제사법위, 통일외교통상위, 국방위는 물론, 기획재정위, 지식경제위, 국토해양위 등에서 위원장까지 점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168석을 얻게 되면 위원장을 제외하고도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역대 국회에서 집권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한 경우는 통틀어 2차례. 하지만 민주정의당이 '여소야대'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3당 합당'이란 편법을 통해 과반의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집권당이 자력으로 총선을 통해 과반의석을 확보한 것은 열린우리당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152석이란 대약진을 통해 과반 여당이 됐지만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1년도 안돼 146석으로 원내 과반 지위를 상실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이 적극 추진하려던 국가보안법 등 4대 개혁입법은 원내 과반지위를 상실하면서 동력을 잃어 흐지부지됐다.
이 같은 과거의 사례들을 감안해볼 때 단순히 원내 과반의석을 넘어서 상임위 과반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한나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모든 상임위별로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회의장과 위원장을 빼더라도 상임위에서 과반수를 차지해야 원활한 국정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168석 확보'가 말처럼 녹록하지 않다는 데 있다.
한나라당 '물갈이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나 제3의 정당을 통해 '반 한나라당' 전선을 펴는 등 한나라당 내 핵분열이 총선 판세에 어두운 전망을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영남권에서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의 '무소속 바람'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수도권에서도 '고소영·강부자 내각' 파동을 거치면서 민심이반 조짐도 보이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168석은 지금 상황으로서는 현실적이지 않은 목표치"라면서 "지금은 과반의석 확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의 한 의원도 "전반적으로 경제상황도 나빠졌고, 그러다 보니 새 정부에 대해 기대감이 떨어진 데다 공천 잡음이 불거지면서 특히 영남권은 여론이 나빠졌다"면서 "150석에 1~2석 추가하면 성공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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