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년 만에 강의실로 돌아온 고려대학교 출교생

"수업이 너무 어려워 따라가기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어제 천막철거를 해 피곤했지만 첫 수업이라 긴장해서 졸지 않았습니다."

학교로부터 출교 처분을 받고 700일 넘게 천막농성을 벌였던 고려대 출교생 김지윤(24.여)씨는 21일 복학 이후 첫 수업을 마친 뒤에도 한 동안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김 씨가 대학에서 정식 수업을 수강한 것은 2년만의 일.

2006년 1학기를 휴학했던 김 씨는 같은해 4월 보건대 학생의 총학생회 투표권 문제로 보직교수들을 '감금'했다는 이유로 출교되면서 학생의 권리를 모두 잃고 기약없는 투쟁에 들어가야만 했다.

출교와 퇴학의 효력을 정지하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학생 신분을 회복한 출교생 7명 중 처음으로 수업을 듣게 된 김 씨는 이날 '영어학 개론' 강의 시작 5분 전 교실에 도착해 앞에서 네번째 줄에 앉았다.

김 씨는 3시간 동안의 연속 강의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열심히 수업을 들었고 다른 학생들과 함께 쪽지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김 씨는 "수업을 들으니 무엇보다 복학했다는 것이 실감나서 좋다"며 "그저께 축하파티를 하고 어제는 천막을 철거하느라 피곤했지만 첫날 수업이라 절대 늦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 12학점을 수강한다는 김 씨는 "원래는 사학 수업을 많이 들었는데 영문학 수업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 한번 들어보려고 신청했다"며 첫 수업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수업을 들은 소감에 대해 김 씨는 웃으면서 "고생길이 훤하다는 느낌이다. 이런 어려운 수업을 네 개나 들어야 하다니"라며 "꼭 신입생이 된 느낌이다. 3주 늦게 시작한만큼 밀린 내용을 따라잡으려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설레지만 학점 걱정도 많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퇴학처분을 둘러싼 본안 소송의 결과가 아직 남아있어 학교측의 입장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씨는 "벌써 세 번이나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나. 학교가 이번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총장 취임사에서 화합과 단결을 강조했는데 대승적인 차원에서 소송도 취하하고 우리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줬으면 한다"라고 희망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