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나라당, '화약고'영남 공천 '판도라 상자' 열리나

인명진 "소탐대실 공천땐 거취 심각하게 결정"

"올 것이 왔다."

한나라당이 13일 미뤄왔던 '화약고' 영남권 공천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과연 뇌관을 건드릴 수 있을 지 여부를 놓고 당내에서는 물론 유권자들의 관심마저 집중된 상황이다.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안강민)는 이날 하루 영남권을 집중 심사해 총선후보 내정자를 일괄 발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차단했다.

심사장 문을 걸어잠그고 휴대전화도 모두 껐다.

다만 단 1곳이라도 후보를 내정하지 못하는 곳이 나올 경우 발표를 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 이날 발표 여부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한 공심위원은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겠지만 몇 개라도 남으면 오늘 발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여권 핵심관계자는 "영남권 공천심사가 오늘 마무리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이번 주는 힘들고 내주로 넘어갈 듯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역 물갈이의 폭과 대상이다.

'적정수준'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는 현역의원 교체비율 30%를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 경우 "한나라당이 과거에 안주하려 한다"는 비판론이 일 수 있는 반면 이를 크게 상회할 경우 탈락 의원들의 반발로 당내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물갈이 대상이 비주류인 친(親) 박근혜계에 집중될 경우 당내 갈등은 친 이명박계와 친박계간 정면 충돌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적지않다.

최악의 경우 집단 탈당 움직임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 나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신뢰관계까지 거론하면서 "이렇게 잘못된 공천이 있을 수 있느냐"고 일갈한 것은 영남권 공천 결과에 따라 한나라당이 격랑에 휩쓸릴 가능성을 예고하는 시그널이다.

당초 금주로 예정됐던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대표간 첫 정례회동이 내주로 늦춰진 것도 영남권 공천이 이뤄지는 민감한 시점인지라 '청와대 공천 개입'이라는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뜻이 담겨 있다.

현재 영남권 68석 중에서 한나라당이 보유한 의석수는 62석.

이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김광원(경북 영양, 영덕, 봉화, 울진), 김용갑(경남 밀양, 창녕) 의원의 지역구 2곳과 이미 현역 의원이 단수후보로 확정된 지역구 10곳을 빼면 현재 물갈이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지역구는 50곳이 남아있다.

따라서 최소 15곳 이상에서 현역의원이 교체돼야 물갈이 비율 30%를 넘길 수 있다.

당내에서는 영남 지역 현역의원 20명 이상이 교체돼 물갈이 비율 40%를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구체적 이름이 거론되면서 TK(대구.경북)에서는 9명 가량, PK(부산.경남)에서는 12명 가량의 탈락설이 나오고 있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이 스스로 팔다리를 잘라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친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의 공천 여부도 관심사다.

그는 과거 비리 전력 때문에 공천 신청 자격부터 논란이 됐지만 최근 당내에선 그가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돌고 있다.

당내에서는 '국민 눈높이 공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오늘부터 다시 시작되는 영남권 공천은 한나라당 공천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는 중요한 작업이다.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얻어 경제살리기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지 여부가 오늘 영남권 공천에 달려 있다"면서 "어떤 압력이나 간섭에도 굴복하지 말고 소신있고 원칙있는 심사를 통해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성공적인 공천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재섭 대표가 철새공천을 안하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당선 가능성 때문에 (철새 정치인을) 공천한다고 한다"면서 "이는 원칙이 없는 소탐대실"이라고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당에서 왜 침묵을 지키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당의 공천과정을 지켜본 뒤 거취 문제를 심각하게 결정하겠다"면서 사퇴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또 "설사 한 곳을 잃더라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면서 "전문성을 얘기하는데 그런 전문성 가진 사람 얼마든지 있다. 철새들은 양지를 찾아다니는 전문성만 있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나라당 공천 기준은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라고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