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출마자들의 가슴이 숯덩이가 되고 있다.
총선이 30일도 채 남지 않았는 데 공천 작업은 느림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출마 후보자들은 선거운동 준비보다는 심사 결과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초 공천심사위는 전날 아직 공천을 확정짓지 못한 수도권 일부에 대한 공천을 매듭짓고, 11일부터 '화약고'인 영남권과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벨트'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를 벌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여성 심사위원들이 갑자기 `강남벨트' 공천 문제를 거론하면서 의견대립을 보여 심사가 파행을 빚으면서 공천자 내정 작업이 다소 늦춰지게 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공천자 발표를 애타게 기다리는 수십개 지역구를 제쳐놓고 고작 지역구 1곳 때문에 심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평을 쏟아냈다
한나라당은 11일 현재 전체 245개 지역구 가운데 166개 지역의 공천을 내정했거나 확정했으며 현역 의원 128명(비례대표 포함) 중 12명을 낙천시켰다.
공천이 모두 완료된 지역은 경기와 대전, 충북, 광주, 호남, 제주 등이다. 반면 영남권의 경우 68개 지역구 중 고작 10곳만 공천자를 확정했을 뿐이며 서울은 48개 지역구 중 15곳은 '빈칸'인 상태.
특히 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권과 서울 '강남벨트'에서는 거물급 인사들도 아직 공천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고위원 중에는 정몽준(울산 동구) 정형근(부산 북.강서갑) 김무성 의원(부산 남을) 등이 대기 상태다. 박희태(경남 남해.하동) 김덕룡 의원(서울 서초을) 등 5선 중진들도 공천이 확정되지 않아 애를 태우기는 마찬가지.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기획조정분과 간사였던 맹형규 의원(서울 송파갑)과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를 지낸 박진 의원(서울 종로)도 아직 공천티켓을 받지 못한 상태.
이들 지역구는 전략지로 묶이는 바람에 심사가 보류되고 있다.
박 의원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거물급 누가 나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면서 "현역의원에게 힘을 실어 주려면 하루 빨리 공천을 결정해 지역에서 뛰게 해야 한다"면서 공심위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 중에서도 '지역 변수'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재오(서울 은평을)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을)은 진작부터 단수 후보로 확정된 반면, 대변인과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을 맡았던 박형준 의원(부산 수영)은 아직 공천터널을 통과하지 못했다.
공천 내정자가 거의 확정된 인천은 이경재 의원(인천 서·강화을)만 미정인 상태. 또 충남에서도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연기)만 공천이 확정되지 못했다. 정 의원은 특히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전날 공주·연기에 출마키로 한 것에 잔뜩 긴장하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이들은 "내 지역구만 공천이 늦어진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털어놓으면서 공천심사를 서둘러 끝내줄 것을 요구했다.
현역 의원이 아닌 예비선량들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은 상황. 지역구를 놓고 현역들과 '혈전'을 벌여야 하는 이들에게는 공천심사 과정이 '일각이 여삼추'와 같다는 것.
경남의 한 원외 예비후보는 "하루라도 빨리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공심위는 이런 사정도 모르고 천하태평"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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