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을 휩쓴 낙동강 페놀 유입 사고와 관련해 관련 기관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거나 은폐에 급급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4일 김천시 등에 따르면 페놀 유입의 원인으로 지목된 김천산업단지 내 코오롱유화공장 화재가 발생한 시각은 1일 오전 3시10분께다.
소방당국이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소방용수에 섞여 화재 현장과 600m 떨어진 대광천을 거쳐 낙동강 지류인 감천으로 유입되고 있는 현장을 확인한 김천시 공무원들이 둑을 쌓기 시작한 것은 4시간 뒤인 오전 7시10분께였다.
김천시는 이 과정에서 코오롱측으로부터 페놀 유출 위험이 있다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혀 코오롱측이 페놀 유출 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천시는 이후 오전 7시30분에서 8시 사이에 경북도에 오염물질이 감천을 타고 낙동강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고 전화로 보고했다고 밝혔지만 경북도는 오전 9시30분에 보고가 접수됐다고 밝혀 양 기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가 김천시로부터 보고를 받고도 초동 조치에 소홀했는지, 아니면 김천시가 늦게 보고를 했는지를 가려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막상 페놀이 낙동강으로 유입된 이후 구미광역취수장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과 구미시가 취한 조치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수공측은 2일 오전 10시20분께 원수의 페놀 농도가 0.005ppm/ℓ가 되면서 25분 뒤 취수를 중단했으나 유입 농도가 낮아지기 시작한 오후 2시20분께부터 취수를 재개했다.
그러나 취수가 재개된 이후에도 페놀이 계속 유입됐으며, 오후 5시에는 취수가 재개된 이후 한때 가장 높은 페놀 농도인 0.015ppm/ℓ가 검출되기도 했다.
수공측은 페놀 농도가 0.02ppm/ℓ 이하면 정수 과정에서 활성탄으로 모두 걸러낼 수 있고, 실제 활성탄으로 정수한 결과 가정에 공급되는 물에서 페놀 성분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처음에 0.005ppm/ℓ 상태에서 취수를 중단할 때는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내린 조치라고 했으면서도 이후 농도가 3배로 크게 상승했는데도 계속 취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수공측은 "대규모 용수공급 중단 사태를 피하기 위해 실험결과를 확인한 뒤 취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수돗물 공급에만 급급해 시민 건강을 별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페놀이 낙동강에 유입돼 2일 오전에 이미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는데도 구미시 각 읍.면.동을 통해 주민들에게 알려진 시각은 오후 3시께였고, 보도자료를 배포한 시각은 이미 모든 언론이 취재에 들어간 오후 6시였다.
그럼에도 남유진 구미시장은 3일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에 구미시가 잘 대처했다"며 자화자찬하기에 바빴다.
수공측이 환경부로 창구를 일원화하라는 지침에 따라 외부에 전혀 알리지 않은 점도 사실을 감추려 하거나 최소한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공 관계자는 "환경부가 발표하겠다며 외부로 알리지 말라고 해서 그렇게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구미·김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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