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원/엔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무려 22원 넘게 올라 100엔당 917.98원을 기록했습니다.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엔화는 달러에 강세를 보이는데, 원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어제 3년 1개월 만에 최고치인 102엔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여러 요인들이 한꺼번에 작용했습니다. 우선 달러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기침체 여파로 발생하는 달러 투매 현상 때문인데요. 달러를 팔고 대신 보다 안정적인 통화, 유로화와 엔화를 사람들이 늘면서 엔화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고 엔화 강세로 이어진 것입니다.
또 엔케리 트레이드의 청산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금리가 낮다 보니까, 일본에서 자금을 빌려다가 해외에서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를 하는 것을 엔캐리 트라이드라고 말하는데요. 그런데 요즘 미국 증시가 급락했고 미일간 금리 격차도 줄었습니다. 여기에 또 국제 금융시장도 불안하니까 안전 자산을 찾지 못한 엔캐리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원화를 보면, 원/달러 환율이 어제 7원 90전이나 올랐습니다. 약세를 보인 것입니다. 원화는 해외 투자자들 입장에선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합니다.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라는데요, 엔화에 비해 선호도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어제 발표도 됐지만 무역수지 적자가 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석유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이에따라 앞으로 달러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환율을 끌어 올렸습니다. 또 우리 증시에서 끊이지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와 배당금 수요도 약세의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이런 엔화 강세는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우선 엔화 강세는 일본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킵니다. 실제로 이런 우려 때문에 어제 일본 증시는 우리 증시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반대로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물론 일본에서 부품이나 소재를 수입해야 하는 기업들은 수입단가가 늘어나기 때문에 채산성이 악화됩니다. 또 일본의 저금리를 노려 엔화로 대출받은 기업들은 가만히 앉아 더 많은 원금 부담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일본 관광이나 쇼핑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요.
특히 금융시장 측면에서 보면, 엔캐리 트레이드로 들어온 자금이 주식과 채권 등에 상당한 규모로 유입돼 있는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서브프라임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된다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기 침체, 그리고 이에 따른 금리 인하 지속으로 엔화 강세는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엔화 강세가 무역적자를 해소해주는 득이 될지, 아니면 우리 금융시장에 혼란을 가져올지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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