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직장 내 보육시설을 설치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이 늘고 있지만 관련 규제가 엄격해 수요를 맞추기 위한 정원 확대가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 업계 등에 따르면 2005년 9월 문을 연 SK C&C의 보육시설은 3년 만에 정원이 가득 찬 데 이어 대기자가 100여 명에 육박하면서 최근 49명인 원생의 정원을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50인 이상 보육시설의 경우 1인당 2.5㎡ 이상 규모의 옥외 놀이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제9조 등 관련 규정으로 인해 정원 확대 계획이 난관에 부딪치고 말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옥외 놀이터용 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놀이터 설치가 어려울 경우 건물의 1~3층에 한해 보육실과 놀이터 설치를 허용하고 있긴 하지만 로비나 고객 접견실 등 기존 시설을 재배치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보육시설에서 도로를 직접 건너지 않고 100m 이내에 위치한 외부 놀이터에 한해 이용을 허용하는 완화 규정도 있지만 도심에서는 이런 조건에 맞는 놀이터를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SK C&C는 대다수의 직장 내 보육시설이 건물 내부에 설치되는 점을 감안해 놀이터 관련 규제를 현실적으로 완화해 줄 것을 여성부 등 관련 부처에 요청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여성부 보육정책팀 관계자는 "아이들의 신체발달을 위한 활동, 대근육 놀이 활동 등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하려고 놀이터를 설치토록 하고 있다"며 "놀이터 설치가 어려운 경우를 감안해 옥내 놀이터 등 보완 규정을 두고 있어 여기에 부합하지 않으면 증원을 허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아이를 직장 보육시설에 맡기려고 대기 중인 직장인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부인이 임신 6개월 때 직장보육시설 이용 신청을 했지만 아이가 2살이 된 지금까지도 대기 중인 회사원 노모(35)씨는 다시 맞벌이를 시작하면서 외부 시설을 물색하고 있지만 턱없이 비싼 값에 고민이 깊다.
두살배기 아이를 지방의 친정에 맡기고 2~3주에 한 번씩 본다는 회사원 배모(30.여)씨는 "아이를 집 근처 어린이집에 맡길까 생각도 했지만 퇴근시간에 맞춰 데려올 수 없어 포기했다"며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도심의 사무실 밀집지역에 위치한 다른 기업이나 기관도 사정은 비슷하다.
금융감독원도 사내 어린이집 대기자가 60여 명에 달해 49명인 정원을 80명 선으로 늘릴 계획이었지만 놀이터 설치 규정 때문에 벽에 부딪혔다.
현재 66㎡ 규모의 놀이공간을 갖추고 있지만 정원을 80명으로 늘릴 경우 놀이시설을 200㎡ 규모로 증설해야 하는데 건물 1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돼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한 공공기관의 보육시설 관계자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연령별로 놀기 때문에 인원 수 대로 놀이터 공간을 늘리는 것은 각 어린이집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놀이터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놀이터 규정을 완화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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