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보전에 불이 났어요. 빨리 와주세요!"
숭례문 방화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화재에 대한 소방당국의 대처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실전 훈련이 실시돼 관심을 모았다.
서울 성북소방서는 2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사찰 `경국사'에서 가상 화재진압훈련을 실시했다.
소방대원, 경찰, 사찰 스님 등 132명과 소방차량 13대가 동원된 이날 훈련은 숭례문 방화 사건과 거의 비슷한 시나리오에 따라 문화재 화재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초기 진화 능력을 가다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진행됐다.
가상 훈련은 경국사 극락보전 오른쪽에 붉은색 연기가 나는 통을 가져다 놓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연기를 본 스님이 119에 전화를 거는 시늉을 하며 "극락보전에 불이 났다. 빨리 와달라"라고 하자 즉각 경찰이 출동해 방화 용의자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그 사이 경국사 자위 소방대 역할을 맡은 스님 4명이 경내에 있던 소화기로 자체 진화를 하고 극락보전에 있는 중요 문화재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시연했다.
초동 진화에 실패한 것으로 가정한 시나리오에 따라 소방대원들이 투입돼 극락보전 전체와 칠성각까지 번진 불을 끄기 위해 물을 뿌리고 인명 구조 활동을 벌였다.
비록 실제 상황은 아니었지만 쉴새없이 "빨리 빨리"라고 외치고 소방 호스에 넘어졌다가 아픈 줄도 모르고 금세 일어나 달리는 소방대원들의 모습에서는 실전을 방불케하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날 훈련의 백미는 숭례문 붕괴의 결정적인 원인이 된 기와 안쪽 적심에 붙은 불을 끄는 훈련을 하는 장면이었다.
소방대원들은 극락보전 지붕 위에서 서까래와 지붕 사이에 있는 기와를 걷어내고 톱으로 목재를 절단하는 시늉을 한 뒤 미리 준비한 모형 기와를 절단해 아래로 던지고 안쪽의 적심에 붙은 불을 끄는 훈련을 했다.
경국사 진화 작업을 마친 소방대원들은 인근 북한산에 옮겨붙은 산불을 끄는 것으로 이날 소방훈련을 마쳤다.
성북소방서 홍원표 안전기획팀장은 "숭례문 화재 이후 보다 적극적으로 소방훈련을 실시하려고 한다"며 "이전의 소방훈련은 문화재 보존을 위해 지붕에 물을 뿌리는 훈련만 했고 그 양도 많지 않았으나 오늘은 문화재 화재에 대한 확실한 진화를 위해 실제와 유사한 상황을 만들어 훈련했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문화재 화재진압 방법과 소방시설 설치에 대한 개선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으로 차차 시행해나갈 것"이라며 숭례문 화재와 같은 문화재 소실의 재발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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