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외고 입시문제를 유출시켜 폐원 조치됐던 서울 목동의 종로엠학원이 간판만 바꿔단 채 사실상 영업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 이름으로 들어선 학원 측은 "기존 학원과 전혀 관계없다"고 해명했지만 강사진과 원생들이 동일한 데다 옛 학원의 상담실장이 원장을 맡는 등 사실상 같은 학원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학원가와 강서교육청 등에 따르면 종로엠학원은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사태가 벌어진 뒤 작년 12월20일 교육청으로부터 등록말소처분을 받아 폐원 조치됐다.
그러나 이후 이 학원을 운영해 온 A법인은 강사 20여 명과 수강생 660여 명을 업무협약을 맺은 B법인의 J학원으로 보내고 학원을 찾는 학생들의 수강신청까지 불법으로 대행해 줬다.
A법인은 여전히 기존 종로엠학원과 같은 건물에 있는 초등교육학원인 하늘교육영재센터, 그리고 바로 옆 건물의 대입전문학원 목동종로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종로엠학원 상담실장 출신인 박모씨가 J학원 원장으로 채용되는가 하면 B법인 등기이사이자 J학원 대표 나모씨는 A법인 대주주와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B법인은 아예 종로엠학원이 있는 건물로 이달 초 이전한 뒤 전 학원에서 넘겨받은 강사들과 학생, 그리고 입시비리 사건으로 학원을 떠났던 학생들까지 다시 받아 성업 중이다.
학원가의 한 소식통은 "간판만 뗐다 붙였지 사실상 입시문제를 유출했던 종로엠학원"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학원은 종로엠학원이 사용하던 학생수송버스도 그대로 이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담 전화번호 역시 같은 건물에 있는 A법인의 하늘교육영재센터의 것과 동일했다.
실제로 A법인 소속의 또다른 학원인 목동종로학원에 전화를 걸어 중등부 수강 안내를 문의하자 상담원은 J학원 전화번호를 안내해줬다.
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종로엠학원과 J학원의 법인이 다른 만큼 학원 등록 자체를 인가해주지 않을 순 없었다"며 "설령 종로엠학원 운영에 참여해 온 사람이 J학원 운영에 관여한다고 해도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A법인이 J학원의 운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학원인가 과정에서 `기존 종로엠학원과 관계가 없다'는 내용의 각서까지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A법인 측은 종로엠학원을 J학원에 넘겨준 배경에 대해 "J학원 대표는 오래 전 종로엠학원에서 근무했던 사람으로 학원을 다른 경쟁학원에 넘겨주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두 법인 사이에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J학원 역시 "종로엠학원과 우리 학원은 오래 전부터 치열하게 경쟁해 온 사이로 전혀 다른 회사"라고 반박하면서도 A학원 대주주와 J학원 대표가 친인척인지 여부에 대해선 "이 사안과 관계없는 문제"라며 답변을 꺼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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