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이 'BBK의 실소유주'라는 결정적 증거라며 김경준 씨가 송환되면서 들고온 이른바 '한글 이면계약서'는 김 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 구치소에 수감돼 있을 때 위조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과 연관된 각종 의혹을 수사해온 정호영 특검팀은 21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씨가 구치소에 있을 때 함께 수감돼 있던 신 모 씨를 조사한 결과, 신 씨가 같은 내용으로 작성한 여러 문건을 본 적이 있다고 진술해 그곳에서 작성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검팀 설명에 따르면 신 씨는 조사에서 "김 씨가 먼저 (수감자 이송 제도로) 한국에 가면 이명박 후보를 낙선시킬 결정적 증거가 있다는 소문을 퍼뜨려달라"며 "'이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라는 점을 입증해주는 계약서를 봤다'고만 하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했다는 것이다.
신 씨는 "지난해 8월과 10월 김 씨의 해당 '계약서'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8월에 본 것에는 매매 계약 당사자로 김 씨가 위에 있고 이 후보가 아래에 있었으며 서명과 도장이 모두 있었지만 10월에 본 것에는 두 사람의 위치가 바뀌었을 뿐 아니라 도장만 찍혀 있고 서명이 없었다"고 특검 조사에서 밝혔다.
특검은 또 그가 "자세히 보니 '을'을 '를'로, '계약불이행'을 '계약불이항'으로 쓰는 등 오타가 있어 지적을 했었는데 검찰에 제출한 문건을 보니 오타가 모두 수정돼 있었다"며 "미국 구치소에서는 컴퓨터나 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특검 관계자는 "신 씨의 진술은 참고자료에 불과하고 계약서 자체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미국 구치소 측에 프린터 기종 등의 여부는 물어보지 않았으며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씨가 BBK와 LKe뱅크의 실소유주가 모두 이 당선인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계약서에 본인이 등장하거나 본인이 소지하고 있는 것이 어불성설일 뿐만 아니라 계약 내용을 이행하려면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김 씨가 5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오버룩(간과)했다"고 설명한다는 것.
앞서 지난해 12월 검찰도 "계약서는 잉크젯프린터로 출력됐는데 김 씨 회사는 레이저프린터를 사용했고 계약서 일자인 2000년 2월 21일 이전 이 후보가 BBK를 100%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 후보에게는 주식이 하나도 없었다. 매매대금 49억9천999만5천 원을 61만주로 나누면 8천196.7111…원이라 계산이 될 수 없는 돈이다"라는 등의 이유로 이면계약서가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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