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18일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13-16대 총선 당시 선거공보물 및 포스터, 당선 후 국회수첩에 자신의 경력을 영국 요크 대학 경제학과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응용경제학과 교수로 기재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인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서에는 영국 요크대 `Assistant Lecturer', 케임브리지대 응용경제학과 `Research Officer'로 기재돼 있다"며 "이는 요크대 `보조강사',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의 의미이기 때문에 교수 경력은 허위라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 후보자는 1965-1968년 요크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고 선거공보물에 기재했으나 경제학 박사학위는 1968년에 취득했다. 따라서 65-68년은 한 후보자가 경제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시절로, 학생이 같은 학과 교수를 역임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영국 대학의 교원시스템과 관련해 주한 영국 대사관과 요크대에 문의한 결과 `Assistant Lecturer'는 `보조강사'로 번역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는 점이 확인됐고, `Research Officer'는 연구직에 종사하면서 때론 행정업무를 담당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어 국회 브리핑을 통해 "서울대 재직증명서에는 한 후보가 1970년 10월-71년 4월 서울대 행정대학원 시간강사를 역임한 것으로 돼있지만 60년대 영국 유수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했다는 분이 국내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더구나 한 후보가 71년 2월 직접 작성한 서울대 인사기록카드 경력사항에는 영국 대학 교수 역임 내역이 기재돼있지 않아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서울대 재직증명서를 보면 한 후보는 63년 7월-67년 4월 서울대 행정대학원 임시조교를 역임했으나 과거 총선 당시 경력을 보면 65-68년에는 영국 요크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다"며 "한 후보가 두 명이 아닐텐데, 같은 사람이 같은 기간에 서울대 임시조교와 요크대 교수를 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한 후보의 박사 학위 취득시기, 국회의원 선거시 기재경력, 서울대 자료를 종합해보면 한 후보의 교수 경력 주장은 거짓말로 생각된다"며 "지난해 사회 유명인사의 학력 위조 등에 대한 비판여론을 감안할 때 청문회를 통해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해명자료를 내고 "미국식 교육제도와 다른 영국식 교수제도에서 오는 혼선을 피하기 위해 국회 자료에는 영어로 된, 정확한 자료를 제출했다"며 "당시 케임브리지대 응용경제학과 교수들의 타이틀은 모두 `Research Officer'로 돼있었고, 이는 인사청문요청안에 첨부한 당시 논문집의 교수명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60년대에 영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경제학 강의를 담당했다. 나의 유럽경제통합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은 이 분야 박사학위 73편 중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돼 1971년 제6회 유럽공동체 학술상을 수상했다"며 당시 유럽경제 통합과 관련된 2권의 저서를 공저했고 2004년에는 영국으로부터 명예기사작위(KBE)까지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미국.영국.유럽 등 각국의 교육.교직제도의 차이에서 오는 불필요한 오해가 차제에 불식되고, 학자의 평가는 무엇보다 학문에의 기여를 기본으로 하는 풍토가 정착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측은 60년대 서울대 임시조교 경력에 대해서도 "63년 서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임시조교로 활동했지만 그 해 8월 영국 요크대 유학이 결정돼 임시조교직에서 사임했다"며 "당시 63년 8월 출국해 68년 6월 귀국했는데 경력서에 67년까지 임시조교를 했다고 돼 있다면 착오에 의한 기재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