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명박 당선인 단골 '소공동 이발사' 청와대행

"실력있으면 대통령 앞이라도 떨리지 않아"

헬스클럽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머리를 깎아주던 이발사가 청와대 전속 이발사가 됐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의 헬스클럽 이발소에서 29년째 일해온 박종구 씨가 그 주인공.

박 씨는 헬스클럽 회원이었던 이 당선자가 종종 들러 머리를 깎으면서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었다.

박 씨는 16일 이발소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제가 여기서 오래 일했고 그 분이 회원이었기 때문에 알게 된 것이지 별다른 건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끼다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에 대해선 자부심이 대단했다.

"나는 손님에게 '어떻게 깎아 드릴까요' 라고 묻지 않습니다. 제가 봐서 제일 잘 어울리는 머리로 해 줄 자신 있으니까요."

그는 "내 기술에 자신이 있다면 대통령 앞이라고 떨 이유가 없다"면서 "대통령 이발사를 소재로 한 영화 '효자동 이발사'는 사실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웃었다.

오랜 세월 서울의 중심지에서 이발사로 일해 오면서 박 씨는 정치인과 재벌 등 많은 유명인사들의 '머리'를 책임져 봤다.

박 씨는 "연예인은 별로 안 오지만 재벌이나 정치인은 많이 만나봤다"며 "이건희 회장은 전담 이발사가 있는 것 같지만 작고한 정주영 회장 머리는 직접 깎아봤다"고 전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머리를 깎으면서도 일 얘기는 하지 않고 사회 돌아가는 얘기나 신문에 나온 재미있는 얘기들을 하곤 했는데 정 회장은 가끔 사업 얘기도 하곤 했다"고 기억했다.

박 씨는 "이제 내 나이도 50대 후반으로 넘어가는데 자식이 어렸을 때는 이발사를 하고 싶어하더니 요새는 안 한다고 하더라"며 아쉬워 했다.

이달 24일을 끝으로 29년 간 지켜온 일자리를 떠나 청와대로 옮기는 그는 "별 일도 아닌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 괜한 일로 (당선인께) 누를 끼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며 사진촬영을 끝내 사양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