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린 '군필자 가산점제'와 같은 취지를 담은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논란이 불붙고 있다.
14일 헌재에 따르면 1999년 12월23일 당시 전원재판부(주심 정경식 재판관)는 이모(여)씨 등 6명이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현역 군필자에게 과목별 만점의 5∼3%를 가산해 주도록 한 제대군인지원법 제8조 1·3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 심판사건에서 위헌결정을 내렸었다.
재판부는 당시 "헌법 39조1항에서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이상 의무를 이행했다고 해서 일일이 보상해야 한다고 할 수 없고, 39조2항은 병역의무 이행을 이유로 불이익한 처우를 금지할 뿐이라서 군가산점제도는 헌법상의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남성 중 80% 이상이 제대군인이 될 수 있어서 실질적으로 성별에 의한 차별이고, 개인의사와 상관없이 신체 건장한 남자와 그렇지 못한 남자를 차별하는 제도라고 재판부는 이유를 들었다.
헌재는 "제대군인에게 여러 지원이 필요하더라도 다른 집단에게 균등한 기회 자체를 박탈해서는 안된다"며 "가산점제는 결과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희생을 초래하고 각종 국제협약 및 우리 법체계의 기본질서인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 및 보호'에 저촉돼 합리성을 상실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5∼3%를 가산하면 공무원 채용시험의 당락이 불과 영점 몇 점 차이로 좌우되기 때문에 가산점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6급 이하 공무원 채용에서 거의 배제하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를 초래해 '차별취급의 비례성'을 상실했다고 재판부는 봤다.
이어 "가산점제는 능력주의에 기초하지 않고, 성별과 신체건강 정도 등 불합리한 기준으로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여성공무원 채용목표제와 관련해 "목표제는 불리한 처지에 있는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처지로 끌어 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군가산점제는 공직사회에서 남녀비율에 관계없이 무제한적으로 적용해 남성의 기득권을 직·간접적으로 유지·고착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위헌 결정문을 읽어보면 5∼3%의 가산점 비율보다는 가산점제도 자체의 문제점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 마련한 법안도 '가산점제'라는 본질에는 변화가 없음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99년 위헌결정 당시와 재판관도 다르고, 세월이 흘러 사회여건도 바뀌었기 때문에 '제2의 위헌소송'이 들어오면 어떻게 결정이 날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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