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인이 우주 공간에서 김치와 라면 등 우리가 즐겨먹는 먹거리를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은 12일 방사선 멸균 기술과 식품공학 기술 등을 접목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김치, 라면, 수정과, 생식바 등 4종의 우주식품과 포장재에 대해 러시아 국립과학센터(SSCRF) 산하 생의학연구소(IBMP)로부터 최종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4월8일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가는 한국 첫 우주인 고 산씨를 비롯해 러시아 우주 과학자들에게 한국산 우주 식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이 우주 식품을 자체 개발해 최종 인증을 받기는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번째로 그동안 일본, 프랑스 등 몇몇 나라가 우주식품을 자체 개발했으나 인증 과정을 통과하지 못해 우주선에 탑재하지는 못했었다.
이번에 인증서를 받은 우주 식품 가운데 김치의 경우 우주 등 극한환경에서 장기 저장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는데 마늘, 고춧가루 등 향신료와 김치에 많이 함유돼 있는 식이섬유는 우주인들의 입맛을 돋우고 소화불량, 장운동 개선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원측은 기대하고 있다.
우주 공간에 있는 우주인은 강한 방사선 노출과 미세중력, 밀폐된 환경 등으로 음식의 맛을 느끼는 감도가 크게 저하되는 데다 지금까지 개발된 우주식품(150여종)은 대부분 건조 및 가열처리된 인스턴트 식품이어서 우주생활의 가장 큰 스트레스로 꼽혀왔다.
우주 라면은 물의 최대 온도가 70도에 불과한 우주 환경을 고려해 낮은 온도에서도 면이 잘 익도록 개발했으며 생식바는 기능성 식품으로 열량 및 영양소 함량을 크게 높였다.
이밖에 수정과는 우주인의 식욕증진을 위해 분말형태로 개발했으며 우주인들이 식사를 하면서 국물이 우주선 안에서 흩날리지 않도록 국물 흡수와 압력 평형 기능을 갖춘 전통 발효식품 포장용기도 이번에 함께 인증을 받았다.
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이주운 박사는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이 결정되기 전부터 우주식품 개발에 나서 이번에 최종 인증을 받은 4종 외에도 불고기, 비빔밥, 식혜 등 다양한 우주식품 개발 연구를 진행중"이라면서 "확보한 우주식품 제조 기술은 간편 식품, 레포츠 식품, 구호식량, 군 전투 식량 개발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