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 피의자로 경찰에 붙잡힌 채모(70) 씨는 시너 1통과 일회용 라이터로 '국보1호'를 완전히 잿더미로 만든 것으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12일 합동수사본부의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채 씨는 범행 당일인 10일 이혼한 아내의 주거지인 강화도에서 서울로 출발, 일산에서 버스를 이용해 시청과 숭례문 사이에서 하차한 뒤 다시 도보로 숭례문까지 이동했다.
당시 시각은 오후 8시30분 전후. 채 씨는 40분을 전후해 미리 준비한 접이식 알루미늄 사다리를 이용, 숭례문의 좌측 성곽 비탈을 기어 올라간 뒤 다시 재빠르게 2층 누각으로 잠입했다.
채 씨는 여기에서 미리 준비한 시너가 담긴 1.5ℓ 페트병 3개 중 한 개의 뚜껑을 열고 시너를 바닥에 뿌렸고 곧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당시 시각을 경찰은 오후 8시45분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택시기사 이모(44) 씨의 "한 남자가 쇼핑백을 들고 남대문에 올라갔다 내려온 뒤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는 진술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채 씨는 당시 현장에서 방화에 사용한 일회용 라이터 1개, 접이식 알루미늄 사다리 1개, 배낭 등을 현장에 두고 처음 침입했던 방향으로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가져왔던 범행 도구들은 거의 현장에 둔 채였다.
경찰 역시 지난 11일 현장 감식을 통해 "일회용 라이터와 알루미늄 사다리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해 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채 씨는 택시를 타고 인근 지하철역으로 이동한 뒤 지하철 및 버스를 번갈아 이용해 아들이 살고 있는 경기도 일산으로 이동했고 다시 실제 거주하고 있는 이혼한 아내가 살고 있는 강화도로 이동했다.
경찰은 채 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1997-1998년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본인 소유의 주거지가 재건축 되는 과정에서 시공사 측으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자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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