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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함과 억척스러움…'아줌마'의 힘 또 빛났다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은 역시 강했다.

29일 저녁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아시아예선 재경기에서 한국이 일본을 34-21로 꺾으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재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아줌마들의 투혼이었다.

이번 여자대표팀 선수 15명 가운데 아줌마는 4명.

오성옥(36.오스트리아 히포)을 비롯해 오영란(36.벽산건설), 이상은(32.스페인 이트삭스), 우선희(30.루마니아 브라쇼프)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2004년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19차례의 동점과 두 차례 연장전 끝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지만 금메달보다 더욱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주역들.

당시에도 노장이었던 이들은 4년이 지났지만 어느 젊은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더 땀을 흘리며 경기에 임했다.

체력이 달린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국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을 증명했다. 노련함과 억척스러움으로 똘똘 뭉쳐 후배들에게 올림픽 본선행의 길을 활짝 열어준 것이다.

임영철 대표팀 감독은 지난 27일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인터뷰에서 "아줌마의 힘을 100% 믿는다"라고 했는데 이들 아줌마는 오랜 스승의 깊은 신뢰를 깨뜨리지 않았다.

센터백 오성옥은 칼날같이 정확한 패스와 슈팅으로 경기를 유연하게 운영하고 골을 넣으며 승리의 주역이 됐고, 주전 수문장 오영란도 상대의 결정적인 찬스를 수차례 막아내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거포 이상은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속공의 달인' 우선희도 특유의 스피드를 최대한 살려 경기 내내 한국의 리드를 이끌었다.

이들에게 남은 건 이제 베이징올림픽. 4년 전 덴마크와 결승전에서 승부던지기 끝에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았던 이들은 '은빛 우생순'을 황금빛으로 바꾸기 위해 또 달릴 예정이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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