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25일 제기됨에 따라 그 수법에 관심이 쏠린다.
KBS의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삼성화재가 비자금의 조성 재원으로 활용한 항목은 교통사고 가해자와 피해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남은 비용, 또는 렌터카 비용 등이다.
사고 피해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가 합의 등의 이유로 지급하지 않은 보험금이나 사고 차량을 정비소에 맡기면서 렌터카를 빌릴 경우 지불해야 하는 대차료 등을 차명계좌 등으로 빼돌려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KBS는 이렇게 조성한 비자금이 일주일에 평균 3천만원, 연간 15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금융감독 당국이나 보험업계는 이 같은 수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보험금은 보험 가입자와 사고 피해자, 은행 등 이해 당사자들이 워낙 여럿 걸려있어 사실상 비자금 조성 재원으로 활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우선 사고 당사자 간 적당히 합의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주지 않고 비자금으로 전용하는 경우가 상식적으로 있겠느냐는 게 보험업계의 지적이다.
이른바 `나이롱 환자' 등으로 행세하며 한 푼이라도 보험금을 더 타내는 게 상례인 점에 비춰보면 적당히 합의하고 보험금을 받지 않겠다는 피해자는 나오기 드물다는 것이다.
렌터카 비용 등을 빼돌렸다는 주장도 렌터카 회사들과의 공모 관계 등이 전제되지 않는 한 사실상 어렵다고 보험업계는 본다.
더구나 실제 지급되지 않은 렌터카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처리할 경우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가 할증되는데 보험 가입자가 공모자가 아닌 이상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 수 있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또 만약 뒤늦게라도 교통사고 피해자가 렌터카 비용 혹은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았을 때 교통비조로 지급하는 렌터카 비용의 20%를 청구하면 이중으로 지급하는 문제가 사후에 발생하게 된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무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수법"이라며 "금융감독원 등에서도 감독을 하는 상황에서 보험금을 비자금 재원으로 삼는 것은 모험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삼성화재가 특정 은행과 조직적으로 공모해 금융거래 기록 자체를 조작한 경우라면 비자금 조성이 가능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보험 가입 고객과 금융감독 당국, 주주 등 겹겹이 감시의 망이 있어 보험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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