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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세 조정하면 휘발유 ℓ당 100원 인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시작된 유류세와 주택 양도소득세 인하방안이 점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공약실천' 차원에서 초기에 세금 인하를 주도하던 인수위가 "유류세 인하시 대형차를 타는 사람에게만 혜택이 가는 것 아니냐"는 이명박 당선인의 지적과 꿈틀거리는 부동산 시장으로 인해 멈칫하는 사이 주도권이 국회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대통합민주신당 김진표 정책위 의장과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 의장이 14일 회동을 갖고 부동산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현행 최고 45%에서 80%로 높이고 현재 17% 가량 적용되고 있는 유류세 탄력세율 적용폭도 한도인 30%까지 늘리는 방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 유류세, 시장구조 투명화가 관건

유류세 인하에는 현재 국회에 의원입법으로 제출된 것처럼 원천세율을 10% 영구 인하하는 방안과 한나라당과 신당이 합의한 것처럼 탄력세율을 한도까지 적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두 가지 방법 가운데 인하폭 측면에서는 탄력세율이, 세수 감소를 줄인다는 측면에서는 세율인하가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수송용 석유류 조세체계 현황 및 적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류 수요전망과 지난해 9월의 석유류 제품가격을 기준으로 유류세율을 10% 내리면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ℓ당 82원, 경유는 58원이 내려 전체 세수 감소폭이 정부 전망치(1조9천억원)보다 적은 1조5천809억원선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준에서 탄력세율을 30%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내리면 휘발유와 경유의 소비자가는 ℓ당 104원, 65원씩 떨어지는 효과가 있지만 세수 감소폭은 1조8천259억원으로 좀 더 커진다.

문제는 계산상 이렇게 나온 인하폭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방법이다.

지난해 13조7천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더 거둬들였음에도 여전히 유류세 인하를 떨떠름하게 생각하고 있는 재정경제부는 1999년 5월에도 유류세를 ℓ당 51원 내렸지만 휘발유 가격은 9원밖에 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인하의 실효성이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9년전과 지금은 다르다는 반론이 만만찮다. 고시가격과 실제가격이 다른 이른바 '백마진'이 폭로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연이은 담합조사로 유통구조의 투명도가 한층 강화된데다 오는 4월이면 주유소 판매가격이 실시간으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주유소들이 세금인하의 대부분을 마진으로 흡수할 여지가 전보다 줄어든게 사실이다.

실제로 석유공사의 주유소 가격조사에 따르면 1월1일부터 30%까지 탄력세율이 적용되고 있는 난방용 보일러 등유의 경우 12월 마지막주 ℓ당 1천86.60원에서 1월 둘째주에는 998.27원으로 88.33원이 내렸다.

정부가 당초 분석했던 인하폭 115원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이 기간 휘발유와 경유의 소비자 가격과 국제유가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점 등을 감안하면 이전과는 사정이 달라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세율 조정폭이 100%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정책이란 존재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정부로서는 세금과 무관하게 유통시장의 투명도와 경쟁도를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논의되고 있는 방식으로 유류세를 내릴 경우 ℓ당 휘발유 가격 인하폭이 100원 안팎에 그치는 점을 고려해 다른 방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이문배 연구위원은 "세금 인하시 과거보다 시장 투명도가 높아져 소매가격에 반영되는 정도는 크겠지만 이보다는 유류가격 급등시 피해가 큰 영세 상공인들에게 현재 운수업자들에게 지급되는 것처럼 유류 보조금을 제공하는 방식이나 2개월을 주기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에 연동해 유류세를 조정하는 프랑스 방식도 검토해 볼 만한 아이디어"라고 조언했다.

◇ 양도세 공제확대..고가주택자만 혜택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담을 완화해주기로 했지만 그 혜택은 강남 등에서 고가주택을 오래 보유한 일부 계층에게만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지금도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3년보유(서울과 5대 신도시.과천은 2년 거주 포함) 요건을 충족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다.

다만 실거래가가 6억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한 양도세를 내야 하는데 이 때는 장기보유특별공제 규정에 따라 보유기간 별로 양도세를 경감받고 있다.

현재는 3년 이상 집을 보유하면 10%를 공제해주는 것을 시작으로 보유기간이 1년 늘 때마다 3%포인트씩 공제율이 높아져 최대 15년 보유자에게 45%까지 공제를 해주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이번에 합의한 방안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20년 보유시 최고 80%까지 공제해 주는 방향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강남권 등지에서 오래 전부터 1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은 집을 팔 때 세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년 전에 2억원에 매입한 주택을 지금 12억원에 파는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10억원의 차익이 발생하면 6억원 초과분, 즉 6억원을 전체 양도금액 12억원으로 나눈 비율인 50%만 양도차익이 난 것으로 간주하므로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5억원이 된다.

이 경우 현행 제도 하에서는 최대 15년 45%의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적용돼 양도소득금액은 2억7천500만원, 이에 따른 양도세는 8천640만원이다. 만약 공제율이 20년 80%로 확대되면 양도소득금액은 1억원, 양도세는 2천340만원으로 줄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확대가 주택의 장기보유를 촉진하는 등의 긍정적 영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무구 세무사는 "장기보유특별공제는 화폐가치 상승분에 대한 보전 성격을 가지고 있고 투기 보다는 주택의 장기보유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제율 확대가 인수위나 정치권의 당초 의도대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는 효과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수위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거래 164만건 가운데 양도세를 낸 1주택자 거래는 전체의 0.9%에 불과했다. 특히 6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은 이른바 강남을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에 몰려있기 때문에 집값이 싼 강북이나 지방의 경우에는 종전과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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