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 국정원장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간 면담 결과가 담긴 인수위 보고문 유출의 여파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국정원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측이 11일 "국정원 자체 유출에 대한 의구심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고 밝힌 이후 국정원 인사의 유출 가능성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측이 유출자를 색출해 엄중 문책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만약 국정원측의 유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전직 원장 2명의 구속으로 이어진 2005년 도청사건 이후 절치부심 명예회복을 도모해온 국정원의 위상과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직의 수장인 김 원장이 문건 유출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국정원과 인수위측에서 각각 진행되고 있는 조사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여러 주변 정황들은 김 원장 또는 측근의 유출 지시 또는 사전 인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대선 전날인 지난 해 12월18일 김 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배경을 두고 여러 의혹이 꼬리를 물었던 터라 김 원장측으로선 평양방문에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없었음을 알리고 싶었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새 정부가 더욱 과감한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이다'는 등 새 집권 세력에 듣기 좋은 내용들이 대화록에 담긴 점도 '고의 유출' 가능성에 힘을 싣게 만든다.
화살이 국정원 쪽을 겨냥하자 국정원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당국자들은 국정원 유출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입게 될 타격을 우려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해 남북정상회담 성사, 아프간 인질 석방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선진정보기관으로의 도약을 꾀하던 터에 이번 일로 국정원이 정치 지향성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 어린 시각이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일을 계기로 '국정원 개혁'에 대한 새 집권 층 내부와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질 경우 참여정부 초기 검찰·외교부가 그러했듯 새 정부의 개혁대상 우선 순위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당국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국정원의 한 당국자는 문건 유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자 "현재 내부 조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무어라 말하기 어렵다"면서 조사결과를 일단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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