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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가 따로 없어요" 참혹한 이천 화재현장

인부 8명이 숨지고 다른 32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경기도 이천의 냉동창고 화재현장은 한 마디로 전쟁터 같았다.

불이 난지 7시간 넘게 지나 밤이 됐는데도 여전히 시커먼 연기가 사방을 뒤덮어 숨쉬기조차 힘들었고, 바삐 움직이는 소방차, 경찰차 등의 경음과 구조대원들의 함성이 뒤섞여 마치 전장의 한복판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불길이 잡힌 후에도 냉동창고는 시커먼 연기 기둥에 뒤덮인 채 쉴새 없이 매캐한 유독가스를 토해내 구조대원들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었다.

축구장보다 더 큰 냉동창고의 주 출입문에서는 아직도 매케한 유독가스를 포함한 검은 연기가 밖으로 쉴새 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어 밖에서는 내부를 1미터도 들여다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염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건물 진입을 시도하려는 소방관들은 검은 동굴처럼 시커먼 출입문을 바라다 보며 연기가 빠지기만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회사 관계자 및 실종자 가족들도 발만 동동구르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미어지게 하고 있으며 현장 주변에는 유독가스가 가득해 숨쉬고 조차 힘든 상태다.

소방당국은 지하1층 창고 안에 꽉 차 있는 연기를 빼내기 위해 창고 천장인 지상 콘크리트 바닥에 직경 5m가량의 구멍 10여 개를 뚫었다.

2시간이 넘게 연기배출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구멍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연기는 하늘을 집어 삼킬 듯 맹렬한 기세이며 이 연기는 사고 현장에서 500여m가 넘는 42번 국도변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기 속에 포함된 검은 분진이 인근 식당 유리창과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 유리창을 시커멓게 덮고 있다.

현장을 가득 메운 소방관들과 100여 명이 넘는 취재진, 현장지원에 나선 공무원 등은 흰색 마스크를 쓴채 연기를 막고 있지만 이들이 쓴 흰색 마스크는 연기와 분진때문에 금새 검은색으로 변해버렸다.

이천시는 화재 직후 냉동창고 인근 마을 주민 300여 명을 긴급 대피시키기도 했다.

간헐적으로 폭발이 일어날 때마다 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있는 소방당국은 콘크리트 바닥에 뚫은 구멍에 추가 폭발을 막기 위한 약품 거품을 쉴새없이 주입시키고 있다.

이날 오후 5시를 넘기면서 날이 점차 어두워지자 소방당국과 경찰은 사고 현장 주변에 대형 조명등을 설치하는 등 야간 구조작업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전경들을 배치해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으며 42번 국도변에서도 차량통제를 하고 있다.

구조작업에 나선 한 소방대원은 "현재 지하 창고내부에 연기와 함께 유독가스가 가득차 있어 구조작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 소방대원은 "창고내에 유독가스가 가득 차 있어 소방관들이 30분 이상은 수색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소방서 구조대원들이 교대로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창고 안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암흑이어서 대원들이 손으로 바닥을 더듬으며 실종자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이번 사고로 8명이 숨진채 발견됐고 32명의 생존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17명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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