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소설가 박완서 선생과의 인터뷰

박완서 선생은 검정색 긴 치마에 하늘색 니트 스웨터를 입고 계셨다. 늘 그렇듯 소녀같은 단발머리. 머리칼은 빗질이 안한 듯 흐트러져 있었다. 촬영 준비를 하는 동안 손질하고 오시라고 부탁했다.

출간 직후부터 석달 째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데 어떠세요?

- 장편이 아닌 걸로는 조금 이례적인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하지만 제가 어느정도 고정독자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친절한 복희씨>는 소설집이다)

박 선생은 전화 통화 때와 마찬가지로 즉답을 피했다. 당신 입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고정독자가 박완서 선생님 소설의 어떤 측면을 좋아한다고 생각을 하세요?

- 아 그건 제가 모르지요. 제 작품이 영화도 아니고, '어떤 (독자들의) 취향이 있으니까 맞춰봐야겠다' 이런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그 동안에 쓴 거 제가 그냥 이렇게 허황한소리 안하고 그냥 동시대의, 같은 시대에 사는 사람과 호흡을 같이 해왔고 또 나이에 비해서 감각이나 감수성 같은 것이 늙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별로 (나이를) 의식하지도 않구요. 그런 거는 젊음을 유지해왔다고 생각을 해요. 제 체력과는 상관없이요.

체력과는 상관없다고 했지만 팔순을 바라보는 박 선생은 한 눈에 건강해보인다. 허리가 꼿꼿하고 움직이는데도 불편함이 없어 뵌다.

40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하셨는데, 처음 시작을 하실 때 지금 연세까지 글을 쓰리라고 생각하셨나요?

- 제 그때 나이도 있고 또 그래 그런지 제가 처음 나목을 가지고 데뷔를 했을 적에 저를 심사한 평론가 아니 소설가 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작고하신 분인데, "이 사람은 일회적인 작가가 될거다. 신선하지만 자기 경험을 한번 써 먹고난 뒤 쓸 게 없는 일회적인 작가가 될 거다" 라고 했어요. 저는 굉장히 아프게 생각을 했어요. 제 속에 쓸 게 막 지글지글 폭발할 것 같은데 그거 하나쓰고 끝나는 작가가 될거다라니. 사실 데뷔작이 마지막 작품이 되는 작가도 많잖아요. 준비된 작가 그러면 이상하지만 뭔가 쓸 것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제 경험을 가지고 제가 살아온 여러가지 어려운 시대를 내가 언젠가는 증언해야 되겠다 이런 욕구가 저에게는 가득했었습니다. 제가 어떤 한 시대를 굉장히 힘들게, 저는 그걸 거의 다 소설에서 풀어 먹었지만,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언젠가는 이걸 소설로 다 풀고 증언해야 되겠다는 욕구 때문에 그 어려운 시절은 잘넘겼다고 생각을 해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