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한바탕 '좋은' 소식을 쏟아 놓았던 억만장자 투자가 워런 버핏이 올해는 연초부터 재판정에 불려 가 증언대에 서야 하는 등 달갑지 않은 일로 새해를 시작하게 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이 2일 전하고 있다.
명예와 정직성을 바탕으로 한 경영철학으로 '오마하의 현인'으로도 통하는 버핏은 자신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 계열 재보험회사 제너럴 리의 전 이사 4명과 AIG보험사의 전직 임원 1명이 연루된 형사재판과 관련해 오는 7일 코네티컷주 하트퍼드 소재 연방법원에서 증언하기로 돼 있기 때문이다.
버핏 회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 기소된 것은 아니나 연루자들은 재보험을 둘러싼 사기거래를 통해 지난 2000년과 2001년 AIG가 손실을 5억 달러 과다계상케 했다는 혐의로 2006년 기소된 바 있다.
재판을 통해 손실규모 등에 관해 투자자들을 오인케 하고 주가를 떠받치게 한 이 사기거래를 둘러싸고 제너럴 리 내부에서의 회계 부정행위가 드러남은 물론 버핏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 새로이 의문이 제기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AIG측은 이 거래가 부적절했음을 시인한 바 있는데 일부 기소자들은 버핏이 이 거래에 관해 깊이 알고 있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버핏 회장은 그동안 자신이 거래에 대해 단순히 알고는 있었지만 이것이 부적절하게 계획되고 사용될 지는 몰랐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피고인 가운데 한 사람인 제너럴 리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엘리자베스 몬라드의 변호인 레이드 와인가튼은 버핏이 이 거래를 승인했음을 보여 주는 이메일과 "다른 광범한 증거물"들을 몬라드가 갖고 있다고 말했는데 와인가튼은 이번 사건과 관련 버핏에 대해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와인가튼 등 몬라드의 변호인들은 법정에서 버핏이 이번 거래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산업기기 제조 전문인 마몬 홀딩스 그룹을 인수한 데 이어 네덜란드의 ING 그룹으로부터 재보험회사를 인수하는 한편 미국의 채권 보증업에도 진출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 행보를 보여왔다.
(서울=연합뉴스)